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에서 비난한 ‘인간쓰레기’는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공사로 해석되고 있다. 그는 최근 증언록을 내고 김정은 정권을 비판한 바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북한이 남북고위급회담 중지를 선언했다. 문제를 삼은 것은 두 가지다. 한·미 공군의 연합공중훈련 맥스선더와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공사의 발언이다. 조선중앙통신은 16일 맥스선더 훈련을 ‘고의적인 군사 도발’로 규정한 뒤 “천하의 인간쓰레기들까지 국회 마당에 내세워 우리의 최고 존엄과 체제를 헐뜯고 판문점 선언을 비방 중상하는 놀음도 버젓이 감행하게 방치해 놓고 있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북한에서 겨냥한 ‘인간쓰레기’는 태영호 전 공사라는데 이견이 없는 상황이다. 그는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증언록 ‘3층 서기실의 암호’ 출판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비판했다. 특히 내달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 “섣불리 예단할 것은 아니지만 가장 현실적이 시나리오는 북핵 위협 감축·감소 정도가 될 것”이라며 사실상 북한의 완전한 핵 포기 가능성이 없다는데 무게를 실었다.

이와 함께 김정은 위원장의 성격을 “대단히 급하고 즉흥적이며 거칠다”고 설명했다. 조국해방전쟁승리기념관에 화재가 발생하자 물바다인 지하에 구둣발로 들어가 고래고래 고함을 지르거나, 자라양식공장 현지지도 당시 새끼 자라가 죽어있는 것으로 보고 지배인의 처형을 지시한 사례가 이를 뒷받침했다. 태영호 전 공사는 “책을 쓰는 과정에서 신변 위협을 받은 일은 없었다”면서도 “앞으로 북한이 책에 대해 격노한 반응을 보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태영호 전 공사는 2016년 8월 한국으로 망명하기 전까지 북한의 엘리트 출신으로 김정은 위원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아버지는 항일 빨치산 1세대 태병렬 인민군 대장이고, 형은 당 중앙위원회 위원이면서 김일성종합대학 총장이다. 때문에 김정은 위원장의 분노가 컸을 것이라는 게 북한 전문가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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