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 양모 씨가 미투 폭로에 나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유튜버 영상 캡처>

[시사위크=이민지 기자] 유튜버 양모 씨부터 연기지망생 이모 씨까지. 이들의 용감한 고백에 대중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인기 유튜버 양모 씨가 16일 자신의 성범죄 피해 사실을 조심스럽게 밝혀 눈길을 끈다. 그는 16일 자신이 운영 중인 유튜브 채널에 “저는 성범죄 피해자입니다. 꼭 한번만 이야기를 들어주세요”라는 제목으로 영상을 게재했다.

공개된 영상 속 양씨는 “이렇게 말을 하기 까지 수많은 고민을 했고 수없이 마음을 다잡았다”라고 운을 뗀 뒤 “저는 성범죄 피해자다. 3년 전 20대 초반이었던 저는 평범하게 배우를 꿈꾸던 학생이었다”라고 어렵게 입을 열었다.

아르바이트 채용 사이트를 통해 피팅 모델을 하게 됐다고 밝힌 그는 “면접을 보러 합정역 근처의 한 스튜디오로 찾아갔다. 제게 연락주신 분은 실장님이었다”며 그날의 일을 생생하게 전했다.

양씨는 촬영 전 계약 당시 호의적이던 ‘실장’이라는 남성은 촬영이 시작되자 180도 돌변했다고 설명했다. 그가 회상하며 말하는 내용은 가히 충격적이다. 촬영 현장의 문을 자물쇠로 잠그는가 하면, 약 20명의 남성이 담배를 입에 문 채 카메라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것. 이뿐 만이 아니다. 갈아입으라고 실장이 건넨 의상은 평범하지 않은 속옷이었던 것.

촬영을 거부한 양씨는 실장으로부터 “너 때문에 멀리서 온 사람은 어떻게 하냐. 저 사람들 모두 회비내고 온 사람들인데 너한테 다 손해배상 청구할거다. 고소할 거다. 아는 PD들에게 전화해서 데뷔도 못 시키게 하겠다”라는 협박을 들었다고 전했다. 결국 그는 촬영을 진행했으며, 촬영한 사진을 지난 5월 3일 성인 사이트에서 자신 뿐 아니라 남자친구를 비롯한 자신의 지인들 전부가 알게 됐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20분이 넘는 영상에서 양씨는 울음을 멈추지 못했다. 영상이 거의 끝날 무렵, 그는 “저와 같은 피해자들에게 ‘왜 신고를 하지 않았냐’ 등의 말들은 하지 말아주세요. 그것이 바로 2차 피해입니다”라고 구독자들을 향해 눈물 어린 호소를 해 마음을 묵직하게 만든다.

양씨의 성추행 피해 사실이 전해진 뒤 배우 지망생 이모 씨가 자신의 SNS를 통해 “양씨와 친한 언니 동생 사이이며, 같은 피해자”라며 미투 폭로에 가세했다.

이씨가 SNS에 게재한 성범죄 피해 폭로글.

이씨는 성인이 된 후 극단에서 줄곧 지내다 연기 학원비를 벌기 위해 피팅 모델 아르바이트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르바이트 채용 사이트에 피팅 모델 구인 글을 보고 연락을 했다. 면접을 보자는 연락이 왔다. 정확한 위치를 알려주지 않고 스튜디오 주변에 있는 가게 등을 알려주며 ‘그 근처에 와서 연락을 하면 마중을 나가겠다’ 했다. 실장이라는 사람이 마중을 나와 스튜디오로 저를 데려갔다”고 전했다.

이씨가 당한 피해 수법은 양씨와 동일했다. 또한 그 역시 5월 자신이 촬영한 사진을 성인사이트에서 발견했다고 털어놨다.

앞서 유튜버 양씨는 성인사이트에 자신처럼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되는 여성들의 사진이 수천 장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유사한 피해사례 폭로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한편 17일 서울 마포경찰서는 양씨와 배우지망생 이씨가 피팅 모델로 촬영을 하는 과정에서 성추행과 협박을 당했으며 최근 신체 노출사진이 유포했다고 고소장을 제출함에 따라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공개된 영상과 SNS 글 등을 토대로 양씨와 이씨를 조사한 뒤, 두 사람이 ‘실장’이라고 칭하는 남성 및 관련자들을 조사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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