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빅2' 롯데와 신세계의 온라인 시장 최강자를 가리기 위한 경쟁이 거세지고 있다. <각사>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유통업계 맞수 롯데와 신세계가 온라인 시장 최강자 자리를 두고 건곤일척의 한판 승부를 펼칠 전망이다. 그간 오프라인 사업에 주력해온 롯데가 각개전투 중인 온라인몰을 통합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e-커머스 강화 전략을 세우면서 라이벌 신세계와의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 온라인에 3조 투자… “매출 20조원, 업계 1위를 달성할 것”

국내 최대 유통기업 롯데가 급변하는 유통환경에 맞춰 대대적인 변신을 꾀하고 있다. 다소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아온 온라인 분야를 강화하기 위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지난 15일 롯데쇼핑은 기자간담회를 열고 ‘롯데 e-커머스 사업 전략 및 비전’을 공개했다. 최근 롯데닷컴 흡수합병을 통해 체질 개선을 예고했던 롯데가 마침내 베일을 벗은 셈이다.

롯데가 밝힌 e-커머스 강화 전략의 핵심은 ‘통합 온라인몰 운영’이다. 백화점과 마트, 홈쇼핑, 면세점 등 계열사 별로 운영해 오던 온라인몰을 하나로 합쳐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롯데그룹의 쇼핑 분야 컨트롤타워격인 롯데쇼핑 아래 ‘e커머스 사업본부’를 별도 설립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롯데가 오프라인 중심에서 벗어나 온라인에서의 영향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는 투자 규모를 통해서도 엿볼 수 있다. 롯데쇼핑과 그룹사가 각각 1조5,000억원씩을 부담해 총 3조원이 온라인 사업에 투입된다. 이는 올해 1월 경쟁사인 신세계가 외국계 투자운용사 2곳으로부터 신규 투자 받기로 한 1조원의 3배에 이르는 금액이다.

궁극적으로는 온‧오프라인을 융합한 옴니채널을 완성한다는 복안이다. 3,800만명에 이르는 멤버스 회원과 1만1,000여개 오프라인 채널을 운영하는 역량을 바탕으로 O4O전략(On-line for Off-line)을 수립한다는 게 롯데의 ‘빅피쳐’라고 할 수 있겠다. 롯데쇼핑 강희태 대표이사는 “옴니채널 완성을 위한 롯데만의 O4O전략을 통해 2022년까지 매출 20조원, 업계 1위를 달성 하겠다”고 말했다.

◇ 6년 늦은 통합 온라인몰… ‘SSG’ 아성 넘을까

하지만 온라인 분야에 주력하겠다는 롯데의 행보는 다소 늦은 감이 있는 게 사실이다. 이미 국내 전자 상거래 시장은 오픈마켓 등 국내외 다양한 형태의 이커머스 업체들이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한 총성 없는 전쟁을 펼치고 있는 상황이다. 또 대형마트의 의무휴업과 출점제한 등 대형유통사들에게 족쇄가 되고 있는 유통산업발전법이 개정된 지도 5년이 흐름 시점이다.

이는 “업종의 특성에 맞춰 별도로 온라인 사업을 추진해 와 시너지를 발휘할 기회가 부족했다”며 롯데 스스로도 인정하고 있는 부분이다. 또 8개 온라인몰이 통합되는 시점도 지금으로부터 1년 7개월이 지난 2020년이라는 점도 롯데의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대목으로 거론된다.

무엇보다 최대 경쟁사인 신세계의 높은 벽을 넘어야 한다는 게 큰 부담이다. 신세계는 일찍이 시장 변화 흐름을 예측하고 온라인 분야에 주력해 이커머스 시장의 강자로 자리 잡고 있다. 2014년 출범한 온라인 사업 통합 플랫폼 ‘SSG닷컴’은 비교적 짧은 시간에 확실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세계몰과 이마트몰이 지난해 매출 2조원의 벽을 넘을 수 있었던 것도 SSG닷컴 영향이 컸다는 게 중론이다.

무려 4년, 좀 더 정확히 말해 6년이라는 물리적인 시간 차이를 극복하고 롯데가 온라인 시장에서 왕좌의 자리에 앉을 수 있을지 업계의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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