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이 맥스선더 훈련과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공사를 맹비난했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우리 측을 정부를 강한 어조로 비난했다. “엄중한 사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남조선의 현 ‘정권’과 다시 마주 앉는 일은 쉽게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앞서 북한이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의 담화 형식으로 미국을 비난했다면, 이번에는 우리 측 통일부 장관 격인 리선권 위원장의 인터뷰 형식으로 청와대를 직접 겨냥한 셈이다.

리 위원장은 17일 ‘남북 고위급 회담 무산 책임’과 관련해 “남조선 당국은 미국과 야합해 우리의 주요 전략적 대상들에 대한 정밀타격과 제공권장악을 노린 극히 모험적인 '2018 맥스선더' 연합공중전투훈련을 강행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들개보다 못한 인간쓰레기들을 '국회' 마당에 내세워 우리의 최고존엄과 체제를 헐뜯고 역사적인 판문점 선언을 비방·중상하는 놀음을 버젓이 벌여놨다”고 주장했다.

특히 “남조선 당국은 먼저 우리에게 북남 고위급 회담을 '일방적으로 연기'한 것은 '판문점선언의 근본정신과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 것'이라며 ‘유감’‘을 표명해댔다”고 청와대 NSC 회의결과를 비판한 뒤 “북침전쟁연습을 합리화하고 역겨운 비방중상을 지속시켜보려는 철면피와 파렴치의 극치가 아닐 수 없다”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리 위원장은 “북남 고위급 회담을 중지시킨 엄중한 사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남조선의 현 '정권'과 다시 마주앉는 일은 쉽게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다. 차후 북남관계의 방향은 전적으로 남조선 당국의 행동여하에 달려있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한의 이 같은 입장은 청와대가 판단한 것과 결이 다른 측면이 있어 주목된다. 전날 취재진과 만난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북한과 미국이 회담을 진행해 오면서 입장차이가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었다. 이번 사단의 직접적인 원인은 북한과 미국의 비핵화 관련 이견 때문이라는 의미다. 실제 김계관 제1부상의 담화에는 우리 측에 대한 언급도 있었지만, 핵심은 미국의 ‘리비아식 해법’을 비난하는 데 있었다.

하지만 남북협력 분야를 담당하고 있는 리선권 위원장의 공개발언이 나옴으로써 우리 정부를 향한 반발도 상당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다만 노동당 대변인 성명이나 당 중앙위원회 결정 등 공식입장이 아닌 리 위원장 개인 발언이라는 점에서 태도변경의 여지를 남겨놓은 것으로 판단된다. 17일 취재진과 만난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그냥 지켜보겠다는 것 외에 드릴 말이 없다”며 입을 굳게 닫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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