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G엔터테인먼트가 1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사진은 서울 마포구의 YG엔터 사옥. YG는 현재 서울시 마포구 합정동 일대에 내년 완공을 목표로 신사옥을 건축 중에 있다. <네이버 지도>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국내 대표 메이저 엔터 기업 YG엔터테인먼트가 삼중고에 시름하고 있다. 빅뱅의 공백으로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진 가운데, 올 한해 농사를 가름할 1분기 변변찮은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지배기업의 경쟁력이 예전만 못해진 상황에서 자회사의 분발이 그 어느 때보다 요구되는 시점이지만, YG PLUS는 제 코가 석자인 처지. YG의 이 같은 녹록지 않은 현실을 반영하기라도 하듯 주가는 상장 후 최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 모기업은 ‘어닝쇼크’, 자회사는 ‘만성적자’에 허덕

YG엔터테인먼트가 1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올해 첫 세달 간 벌어들인 총 매출액은 773억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8%로 감소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하락폭은 더 크다. 23억원의 영업흑자를 달성하는 데 그치면서 84%의 감소폭을 보였다. 지난해 1분기 60억원에 이르던 당기순이익도 87% 줄어든 8억원으로 곤두박질쳤다.

YG엔터의 이 같은 올해 첫 성적표는 경쟁사인 SM엔터테인먼트와 대조된다. 지난해 4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면서 적자 전환된 SM엔터는 올해 1분기 실적 개선에 성공하면서 쾌조의 스타트를 보이고 있다. 매출(1,106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2% 신장됐으며, 영업이익은 무려 758% 늘어나 103억원의 흑자를 달성했다. 80억원의 당기순손실도 114억원으로 흑자 전환시켰다.

‘엔터 왕국’ YG의 주력 회사인 YG엔터의 상황은 그나마 양호한 편에 속한다. YG엔터를 포함해 22곳에 이르는 국내외 계열회사 가운데 유일한 코스피 상장 기업인 YG PLUS(광고대행 및 MD사업)의 사정은 좀 더 심각하다. 6년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한 차례도 거르지 않고 해마다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을 기록 중이다. 이 기간 누적 영업손실액과 당기순손실액은 각각 262억원과 283억원에 이른다.

특히 주목할 만한 사실은 가파른 매출 성장세에도 이를 흑자로 연결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2012년 300억대 수준이던 YG PLUS의 매출 규모는 지난해 700억원을 돌파했지만 손실액이 100억으로 늘어나는 결과를 낳았다. 매출 규모가 커질수록 손실액이 늘어나는 실속 없는 성장이 계속되고 있는 셈이다.

◇ 마지노선 3만원 선 ‘붕괴’… 최저가 맴도는 주가

YG PLUS의 이 같은 현주소는 단순히 이 회사의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에서 더 큰 우려를 낳는다. 그룹의 미래먹거리이자 YG푸드(외식전문점)를 포함한 YG케이플러스(모델 매니지먼트), YG인베스트먼트(펀드 운용) 등 연결 대상 비상장사들의 성장 가능성에 비관적인 해석을 낳는다는 점에서 조속한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하지만 올해 1분기에도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적자로 출발함에 따라 시장의 기대에 부응하기 힘들 전망이다.

이러한 회사 사정이 그대로 반영된 것일까. YG엔터의 주가가 영 맥을 못 추고 있다. 지난 3월말을 기점으로 가파르게 주가가 꺾이고 있다. 급기야 지난달 말 3만원의 벽이 무너져 2만원대 박스권에 접어들었다. YG엔터테인먼트의 주가가 2만원대에서 맴도는 건 2011년 상장 이후 처음이다. 실적 개선과 함께 주가 부양이 최우선 과제로 꼽히지만 빅뱅 멤버들의 입대 러시와 110억대 손실을 안긴 오디션 프로그램 ‘믹스나인’의 실패 여파로 당분간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란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이남준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아티스트 활동 둔화로 단기 실적 개선감은 높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다만 한중 외교 관계완화에 따른 중국 매출 재개와 아이콘과 블랙핑크의 일본 활동이 크게 개선되는 한 해인 만큼 기대를 접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본지는 YG엔터테인먼트 관계자에 1분기 실적 하락의 구체적인 원인과 향후 주가 반양 등을 물었으나 답을 들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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