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제지가 '동해'를 '일본해'라 표기된 구글 글로벌 버전 지도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제지>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동해 표기를 확대하려는 우리 사회 각계각층의 노력이 좀처럼 국제 사회로부터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국제 여론을 좌우하는 미국의 모든 공식 문서와 지도에 일본해(Sea of Japan) 외에 동해(the East Sea)를 병기해달라는 한국 교민의 청원을 최근 백악관이 또 다시 기각한 사실이 알려졌다.

정확한 시점은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백악관은 청원에 대한 답변을 통해 “미 연방정부는 미국지명위원회(BGN)가 정한 지리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BGN은 문제가 제기된 수역의 공식 명칭을 ‘일본해’로 정했다”는 이유를 들어 기존대로 ‘일본해 단일 표기’ 원칙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동해 표기에 관한 실망스런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국내 한 기업에서 이와 유사한 행태를 보이고 있어 공분을 살 전망이다. 홈페이지를 통해 자사의 본사 위치를 안내하면서 동해보다 일본해 표기를 우선하는 구글 글로벌 버전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3대 제지사 가운데 하나인 한국제지에서 발생한 일이다.

구글 글로벌 버전이 문제가 된 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한국제지와 같은 국내 기업 뿐 아니라 해외 기업의 한국법인, 나아가 중앙정부와 지자체까지 홈페이지 지도 관리에 소홀하다 여론의 거센 뭇매를 맞았다. 계속된 언론 보도로 인해 경각심이 생긴 탓인지 ‘적발 건수’는 차츰 줄어드는 추세를 보여 왔지만, 완전히 근절된 건 아니라는 사실이 이번 사례를 통해 드러났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한국제지 측은 “사실 관계 확인 후 조치 내용을 알려 주겠다”고 했으나 연락을 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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