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9주기인 23일 첫 재판을 받는다. 그는 자신의 검찰 수사에 대해 정치적 보복으로 주장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이명박(MB) 전 대통령이 구속 수감된 지 두 달 만에 모습을 드러낸다. 첫 재판이 23일 오후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에서 열리는 것. 110억원대 뇌물수수와 350억원대 다스 비자금 횡령이 주요 혐의다. 준비기일과 달리 정식재판에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출석해야 한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9주기다. MB의 재판이 시작될 때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선 추도식이 열린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MB정부 시절 이른바 ‘박연차 게이트’로 검찰 수사를 받는 과정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당시 검찰의 무리한 수사가 비극을 불러왔다는 비판과 함께 MB에 대한 원망의 목소리가 많았다.

때문에 MB는 혐의를 부인하며 ‘정치적 보복’을 주장하고 있다. 법정 출석을 앞두고 고민이 많았던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았다. 법정에서 읽게 될 모두진술에 정치적 입장을 포함할지를 두고 막판까지 수정 작업을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그의 변호인단 측은 “심경이 계속 변하고 있다. 생각 정리가 아직 안 된 것 같다”며 MB의 고심을 전한 바 있다. 

이날 재판은 MB의 법정 출석에도 불구하고 썰렁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사회적 관심을 고려해 중앙지법 형사법정 가운데 가장 큰 법정에서 재판이 열리나, 정작 방청권 추첨에 응모한 사람이 45명에 그쳤다. 미달 사태다. 같은 곳에서 재판을 받았던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 첫 재판 당시 방청권 추첨에 525명이 몰려 7.7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