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의 조상우가 세이브에 성공한 뒤 포수 박동원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1994년생 ‘개띠’ 조상우는 고교시절부터 주목받는 투수였다. 넥센 히어로즈는 우람한 체격으로 묵직한 강속구를 뿌리는 그를 2013년 1라운드 1지명으로 선택했다.

조상우는 프로유니폼을 입자마자 ‘특별 관리’를 받았다. 당시 염경엽 감독은 조상우를 1군 선수단과 함께 다니게 하며 빠른 적응과 성장을 도왔다. 조상우는 5경기에 출전해 8이닝을 소화하며 짜릿한 강속구를 선보이기도 했다.

넥센 히어로즈와 염경엽 감독의 ‘관리’는 성공적이었다. 조상우는 이듬해 한현희-손승락과 함께 철벽불펜을 형성했다. 불펜투수로 48경기에 출전해 11홀드, 방어율 2.47의 준수한 성적을 기록했다. 특히 조상우는 사실상의 데뷔시즌에 한국시리즈 무대까지 밟았고, 안정적인 활약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처럼 시작부터 남다른 존재감을 발휘한 조상우는 2015년에도 70경기를 소화하며 팀의 핵심선수로 우뚝 섰다. 조상우는 그 자체로 넥센 히어로즈의 미래가 됐다.

하지만 나이에 비해 짊어진 무게가 컸던 탓일까. 조상우는 불의의 부상을 당하고 만다. 팔꿈치 수술을 한 그는 2016년을 통째로 날려보냈고, 2017년에도 13경기 출전에 그치며 좀처럼 예전의 존재감을 되찾지 못했다. 특히 지난 시즌엔 선발로의 변신도 꾀했으나 성공적이진 않았다.

결국 조상우는 올 시즌 다시 마무리 자리로 돌아왔다. 최근 2년과 달리 정상적인 컨디션으로 시즌을 준비할 수 있었고, 재기를 향한 의지도 상당했다.

하지만 시즌이 흐를수록 조상우에겐 느낌표가 아닌 물음표가 붙고 있다. 조상우는 현재까지 18경기에 출전해 19이닝을 소화했고, 9세이브와 3.79의 방어율을 기록 중이다. 정상급 기록은 아니지만, 아주 나쁘다고 보기도 어려운 성적이다.

문제는 마무리로서의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조상우는 18경기에서 5번의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특히 4월 28일 SK 와이번스전과 5월 8일 한화 이글스전 패배는 팀에게 단순한 1패 이상의 큰 타격을 입힌 패배였다.

조상우는 올 시즌 18번의 등판 중 6번을 1점차의 아슬아슬한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팀의 ‘에이스’ 마무리의 숙명이다. 하지만 조상우는 이 6번 중 절반인 3번만 세이브에 성공했다. 나머지 3번은 팀의 리드를 지켜내지 못한 것이다. 심지어 3점차 리드 상황에서 4실점을 허용하며 무너진 경기도 있다. 기록을 떠나 내용적인 측면에서 큰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는 조상우다.

넥센 히어로즈는 올 시즌 리그정상급 5선발진을 구축하고 있다. 그만큼 불펜과 마무리의 역할이 중요하다. 이길 경기를 반드시 지켜줘야 팀 성적이 상위권으로 올라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넥센 히어로즈는 탄탄한 5선발진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가지 못하고 있다. 잇따른 부상으로 인한 타선의 부진, 그리고 불펜과 마무리 조상우의 아쉬움이 그 원인이다. 올해 자신의 해를 맞은 조상우는 재기에 성공할 수 있을까. 아니면 1~2년 반짝하고 사라지는 선수가 될까. 그의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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