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하든은 23일(한국시각) 열린 서부지구 결승 4차전에서 전반에만 24득점을 몰아넣었다. 경기는 휴스턴의 3점차 승리. <뉴시스/AP>

[시사위크=하인수 기자] 경기 종료 부저가 울린 후까지도 승패를 알 수 없었던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와 휴스턴 로켓츠의 서부 컨퍼런스 파이널 4차전은 결국 휴스턴의 3점차 승리로 끝났다. 경기 MVP로 선정된 것은 후반전에서 대활약한 크리스 폴이었지만, 휴스턴의 승리를 논하기 위해선 제임스 하든의 기여를 빼 놓을 수 없다. 하든은 전반전에만 24득점 3스틸을 기록하며 자칫 골든 스테이트로 기울어질 수 있었던 승부의 균형을 맞춰냈다.

이날 30득점을 올린 하든의 활약은 그의 평소 모습에 비춰보면 오히려 평범한 수준이다. 하든이 이번 플레이오프 13경기에서 올린 기록은 28.7득점과 7.1어시스트(23일 경기 제외). 40득점 이상 경기를 세 번이나 만들어냈다. 여기에는 13점차 패배를 당하는 와중에도 58.3%의 야투성공률로 41득점을 올렸던 골든 스테이트와의 1차전이 포함돼있다. 정규시즌 평균 8.8개의 어시스트와 압도적으로 많은 아이솔레이션(경기당 10회 시도‧2위 르브론 제임스 6.4회) 횟수는 그가 1대1공격과 팀 공격 모두에 탁월함을 나타낸다.

2017/18시즌 평균 30.4득점을 올리며 득점왕을 차지했고, MVP 수상 또한 기정사실화된 하든에게 NBA 팬들은 아직까지 상반된 평가를 내리고 있다. 경기력에 기복이 있으며 안 풀리는 날은 스스로 경기를 망치는 모습을 보여주곤 했다는 점, 수비에 큰 에너지를 쏟지 않는다는 점이 하든에 대한 주된 비판이다. 그러나 이번 시즌 하든은 확실히 자신에 대한 틀에 박힌 인식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은 또 다른 볼 핸들러인 크리스 폴의 합류. 하든 중심의 공격전술이 통하지 않더라도 그 역할을 대신할 ‘플랜B'가 생겼으며, 이에 따라 하든의 흥망에 승패가 갈리던 휴스턴의 약점이 사라졌다. 자연스레 하든이 수비에 쏟는 에너지도 많아졌다.

한편 지나치게 많은 자유투 시도횟수는 하든에 대한 또 다른 비판의 원인이다. 자유투를 얻어내기 위해 수비수에게 고의로 부딪히고, 심판에게 이를 어필하기 위해 과도한 몸동작을 취하는 하든이 상대 팀 팬들에게 좋게 보일 리가 없다.

그러나 하든과 휴스턴은 이 모든 비판에 대답할 한 가지 대답을 가지고 있다. 제임스 하든은 이번 2017/18시즌 한 경기당 10.10개의 자유투를 얻어냈으며 이를 85.8%의 확률로 성공시키고 있다. 경기당 8.6점을 자유투로만 올리고 있다는 뜻이다. 자유투 획득횟수 2위인 야니스 아테토쿰보(경기당 8.55개)가 설령 자신이 얻어낸 모든 자유투를 성공시킨다 하더라도 하든보다 많은 득점을 올릴 수 없다는 사실은 자유투가 하든에게 얼마나 강력한 무기인지 잘 보여주는 자료다. 이날 역시 하든은 자유투 5개를 시도해 모두 성공시켰다.

23일(한국시각) 열린 4차전에서 승리한 휴스턴은 골든 스테이트와 시리즈 전적 동률을 맞췄으며, 남은 5‧6‧7차전 중 두 번을 홈구장에서 갖는다는 이점도 챙겼다. 3년 연속 골든 스테이트에게 내줬던 파이널 진출권을 빼앗아오기 위한 준비는 모두 갖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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