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의 장남 노건호 씨가 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진행된 서거 9주기 추도식에서 “심심한 위로”와 “용기를 잃지 말라”는 당부를 전했다. <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분위기가 달라졌다. 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진행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9주기 추도식에 웃음이 번졌다. 그 역할을 노건호 씨가 톡톡히 했다. 유족을 대표해 단상에 오른 그는 “혹시라도 울적해하실 분들이 많을 것 같아”라며 자신의 탈모 극복 소식을 전했다. 심심한 위로와 “용기를 잃지 말라”는 당부가 추모객들의 마음을 어루만졌다.

노건호 씨도 달라졌다. 문재인 정권 출범 직후 열린 8주기 추도식 때부터 여유가 생긴 모습이다. 당시 삭발을 하고 나타난 그는 “다발성 탈모 증세 때문에 머리를 밀었다. 탈모인들의 애환을 느낀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올해 다시 탈모 얘기를 꺼낸 것도 같은 연장선이다. 노건호 씨는 “지난 1년간 참 많은 일이 있었다. 먼저 머리가 다시 났다”고 말했다. 또 한 번 장내에 웃음이 터졌다.

노건호 씨는 감사인사를 잊지 않았다. 그는 “지난해 유치원생과 가족 2만명이 체험행사에 참여하고, 올해는 경남지역 초등생 2000명이 생태학습을 진행하는 등 시간이 갈수록 많은 분들이 봉하에서 고인의 뜻을 기리고 있다”면서 “묘역과 추모공원, 봉하마을과 화포천 일대는 추모, 여가, 자연생태를 함께 향유할 수 있는 공간으로 더욱 발전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10주기에 대한 기대감을 표현했다. “내년에는 북측 대표도 추도식에 함께할 수 있는 상황과 여건이 이뤄지길 바란다”는 것. 노건호 씨는 “한반도 평화 정국은 지금도 조마조마한 순간을 헤쳐 나가고 있다”면서 “온 국민이 신중하고 결연한 의지로 북측을 설득해야 할 시기”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명박 정부 시절 국정원이 노건호 씨에 대한 뒷조사를 벌인 정황이 포착돼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날 JTBC 보도에 따르면,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지시로 만들어진 일명 포청천팀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보좌관의 컴퓨터를 해킹해 노건호 씨와 주고받은 이메일 내용을 파악했다는 보고서를 작성했다. 특히 포청천팀은 권양숙 여사를 불법 사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사건에 대해 검찰이 수사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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