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대 대통령선거를 21일 앞두고 있는 가운데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간 본격 경쟁이 불타오르고 있다.

전날(27일) 공식 선거운동의 막이 오르면서 유세현장서 후보 간 불꽃 튀는 공방전이 펼쳐졌고, 텔레비전 광고에선 진검승부가 시작됐다. 이들은 각자 짜놓은 프레임에 반대편 후보를 끼워넣기 위해 고군분투중이다.

이번 18대 대선 프레임전쟁의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이날 저녁 8시와 9시 지상파 방송 3사 뉴스 앞뒤에 편성된 두 후보의 광고는 각각 ‘준비된 여성 대통령’, ‘새 시대를 여는 첫 대통령’에 맞춰져 있다.

박 후보는 이를 부각시키기 위해 첫 광고서 ‘박근혜의 상처’편을 내놨다.

지난 2006년 지방선거 유세 도중 서울 신촌에서 피습당한 기억을 소재로 해 박 후보가 상처를 딛고 일어선 여성 정치인이라는 점을 부각시키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광고서 박 후보는 “죽음의 문턱까지 가야했던 그날의 상처는 저를 완전히 바꿔놓았습니다. 이제 여러분께 저를 바칠 차례입니다”라고 말한다.

문 후보는 박 후보와 전혀 다른 콘셉트로 첫 광고를 내놓았다. ‘새로운 정치에 대한 의지’라는 주제로 보통사람 문재인을 부각시킨 것.

광고는 경선 승리 다음날 아침 문 후보가 현재 머물고 있는 딸집에서의 모습을 풍경으로 담았다. 부인 김정숙 씨는 차를 준비하거나 다리미질을 하고, 문 후보는 연설문을 읽다 잠드는 등 평범한 가정집의 아침 풍경을 선보였다. 이에 곁들여 “기회는 평등할 것입니다, 과정은 공정할 것입니다.
 
결과는 정의로울 것입니다”라는 내용이 담긴 경선 승리 뒤의 연설문 내용을 보여주면서 문 후보의 핵심메시지를 드러냈다.

유세현장서는 보다 직접적으로 상대 후보를 ‘공격’하는 것에 주력했다.

박 후보는 문 후보와의 대결을 ‘박정희 대 노무현’으로, 문 후보는 ‘과거세력 대 미래세력’으로 대결구도를 몰아가는 듯 했다.

박 후보는 이날 대전역과 공주 등 충청권서 펼친 첫 유세에서 “지금 야당의 후보(문재인)는 스스로를 폐족이라 불렀던 실패한 정권의 최고 핵심 실세였다. (노무현 정부는) 정권을 잡자마자 이념투쟁에만 몰두하면서 민생은 파탄에 이르렀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국민을 편가르고 선동해 왔다. 우리가 다시 그런 실패한, 민생을 외면한 과거로 돌아갈 수 없다”고 말해 유권자에게 ‘반 노무현 정서’를 각인시켰다.

이는 미래세력으로 자리 잡으려 하는 문 후보와 민주당을 ‘구태세력’으로 내려앉히며 이번 대선이 ‘박정희 대 노무현’과 다를 바 없다는 이념적 대결구도로 몰아가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반면 문 후보는 안철수 무소속 후보와 단일화 과정 내내 중시했던 ‘미래세력’을 중심으로 잡고 박 후보를 과거세력으로 몰아붙이는 대결구도를 내세웠다.

문 후보는 이날 PK지역의 부산 사상구에서 열린 첫 연설에서 “5・16 군사 쿠데타, 유신독재 세력의 잔재를 대표하는 박근혜 후보가 독재를 찬양하고 미화한 역사인식으로 민주주의를 할 수 있느냐”며 “국민과 소통하지 않는 오만한 불통의 리더십으로 새로운 정치를 해낼 수 없다. 단 한 번도 서민의 삶을 살아본 적 없는 사람은 서민의 어려움을 알지 못 한다”고 박 후보의 주요 비판 배경인 ‘독재자의 딸’과 ‘귀족’ 이미지를 비판했다.

이 역시 박 후보를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틀 안에 가둬 유신독재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과 서민층을 대변할 수 없다는 점을 부각시키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공식 선거운동 첫날부터 양측이 견원지간의 ‘개와 원숭이’처럼 상대를 거칠게 몰아붙이며 난타전 양상을 펼치고 있다. 초반 기선제압으로 상대를 프레임 안에 가두겠다는 이번 전략은 오는 12월 4일 저녁 8시에 펼쳐질 두 후보의 첫 번째 텔레비전 토론서 절정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사진=새누리당, 민주통합당 대선 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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