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행시험장에서 테스트주행 중인 ‘M.BILLY’. <현대모비스 제공>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현대모비스의 자율주행차 ‘M.BILLY(엠빌리)’가 글로벌 도로를 누비며 미래를 향해 질주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4월 중순부터 미국 미시건주에서 레벨3와 레벨4 자율주행시스템 개발을 위한 M.BILLY 실차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레벨3는 부분 자율주행으로 특수한 상황에서 운전자의 개입이 필요하며, 레벨4는 운전자 개입이 필요 없는 자율주행 단계다. 

‘M.BILLY’는 현대모비스의 자율주행 시스템 개발 차량 명칭으로, 기아차 K5 기반에 자율주행 시스템을 탑재했다. 현대모비스의 기술 개발 비전인 ‘New Mobility Experience’(새로운 이동 경험)의 ‘모빌리티’와 관련 있는 단어로 현대모비스가 미래 자동차 핵심 기술에 집중하는 글로벌 부품사로 도약하겠다는 상징적 의미를 담았다.

실차 평가는 일반 도로와 거의 유사한 프루빙 그라운드(주행시험장)에서 사전 기능 점검과 안전성 평가를 일차적으로 진행한 뒤 실도로 주행에 나서는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를 위해 현대모비스는 지난 2016년 미국 미시건주 정부로부터 자율주행 개발용 차량 운행 허가 면허(M-plate)를 취득한 바 있다.

‘M.BILLY’는 미국(1대)을 비롯해 국내(1대)와 독일(1대)에서 동시에 테스트를 진행한다. 이를 위해 국내는 5월, 독일은 6월부터 자율주행 면허를 취득할 예정이다. 면허 발급 일정에 따라 미국에서와 같은 방식으로 기능과 안전성 검증을 거친 후 일반 도로에서 테스트를 진행하게 된다.

황재호 현대모비스 DAS설계실장은 “현재 M.BILLY 차량은 각 지역에 1대씩 총 3대를 운영하고 있는데 올해 안에 10대 이상으로 확대해 대대적인 시범 운행에 들어갈 것”이라며 “오는 2022년에 독자 센서를 갖춘 레벨3 자율주행시스템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모비스 ‘M.BILLY’의 실내 모습. <현대모비스 제공>

글로벌 테스트 차량에는 현대모비스의 독자 센서가 장착될 예정이다. 전방 카메라(1개), 레이더(5개), 라이다(1개), 초음파센서(12개), 서라운드 뷰 모니터링(SVM, 4개) 등 총 8개 종류 25개 센서가 탑재된다. 현재 ‘M.BILLY’에는 독자 개발한 전방레이더가 장착돼 있으며 나머지 센서들은 개발 일정에 따라 올해 3분기 이후부터 순차적으로 탑재될 예정이다.

이렇게 독자 센서 개발에 주력하는 이유는 센서가 자율주행차에서 사람의 ‘눈’ 역할을 하는 핵심 기술이기 때문이다. 실제 도로를 달리는 자율주행차 앞에 사람이나 차량이 갑자기 끼어드는지, 굴러온 물체가 박스인지 돌인지를 빠르고 정확하게 인지하는 센싱 능력은 안전한 자율주행에 필수적이다.

현대모비스가 국내뿐 아니라 북미와 유럽 등 해외를 무대로 실차 테스트에 나서는 이유도 무엇보다 안전한 자율주행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현대모비스가 공급하는 자율주행시스템을 탑재한 차량이 글로벌 시장에서 상품성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운전자는 물론 보행자와 상대 차량의 안전까지 책임지는 검증된 품질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다양한 조건과 환경에 대한 데이터베이스 구축은 필수적이다. 수많은 데이터를 토대로 기존 시스템을 수정, 개선하고 센서의 정밀도를 높이는 등 안전한 자율주행에 필요한 핵심 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것이다.

현대모비스는 이러한 미래차 핵심 기술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올해부터 오는 2021년까지 연구개발투자비 규모를 부품 매출의 1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렇게 확보한 투자비의 약 50%는 자율주행 센서를 포함한 정보통신(ICT) 분야에 집중할 예정이다. 또 현재 600명 수준인 자율주행 관련 분야 연구 인력도 2021년까지 매년 15% 이상 증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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