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호반건설이 경기 광명에서 개관한 '호반아르티움'에서 전시 중인 '클림트 인사이드' 전. <호반건설>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특별한 공통분모가 보이지 않는 건설업과 예술의 특급 콜라보레이션이 이뤄지고 있다. 중후장대한 이미지에서 탈피해 문화예술 산업으로의 진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일반 대중이 쉽게 접하기 힘든 고급 예술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과 예술 인재 육성에 힘쓰는 모습이다.

◇ 호반아트리움 30일 개관… 미사 파라곤 열풍 ‘라인’도 추진

건설사의 이름을 딴 문화공간이 최근 새롭게 문을 열었다. 지난달 30일 호반건설은 경기도 광명시에 ‘호반아트리움’이라 명명된 아트센터를 개관했다. 호반의 복합쇼핑몰 ‘아브뉴프랑 광명’ 1~2층에 마련된 이 공간에서는 현재 작품명 ‘키스’로 유명한 오스트리아의 화가 클림트의 작품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미디어 전시 등이 열리고 있다.

아트리움의 운영은 태성문화재단을 통해 운영된다. 이 재단은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의 부인인 우연희 씨가 이사장을 맡고 있는 곳이다. 이건희 삼성 회장의 부인인 홍라희 씨가 리움미술관을 운영해온 것과 마찬가지인 셈이다. 또한 태성문화재단은 문화예술 분야 전문 인력 양성에도 애쓰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호반 관계자는 “앞으로 지역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각종 문화예술 교육, 공연 등 다양한 문화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요즘 부동산 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라인건설도 미술관 건립을 추진 중이다. 라인건설과 동양건설산업(2015년 인수)이 시공한 ‘하남 미사역 파라곤’은 지난달 31일 진행된 1순위 청약에서 평균 104.9대1의 경쟁률을 보이며 분양시장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분양가 상한제에 걸려 주변 시세보다 분양가가 낮게 책정돼 청약 희망자들이 몰린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 ‘하이퍼파빌리온 전’ 취소… 부영, 예술사업 잰걸음

호반과 같은 광주에 기반을 두고 있는 라인건설도 서울 성북동 일대에 미술관 건립을 추진 중이다. 아직 서울시로부터 인허가를 받는 단계에 있는데 회사 안팎에서는 이르면 올해 하반기에, 늦어도 내년 초에는 첫 삽을 뜨게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라인건설 관계자는 “미술관과 같은 하이엔드 건축물은 일반 주택시공과 달라 전문 업체에서 맡게 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미술관을 운영할 라인문화재단은 이를 통해 문화예술 사업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예술분야 인재에 장학금을 전달하거나 광주 지역 행사를 후원하는 다소 소극적인 행보에서 벗어나, 국내외 유명 미술 전시회를 직접 개최하는 등 예술관련 재단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된다. 미술관을 광주가 아닌 문화 저변이 집중돼 있는 서울 성북동에 조성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히고 있다.

부영그룹도 예술에 대한 관심을 쏟고 있다. 식객촌으로 꾸려 남대문 지역의 핫 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는 부영태평빌딩(옛 삼성생명 본사)을 문화가 접목된 공간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복안이다. 다만 이 같은 부영의 계획안 차질이 빚어져 정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당초 지난해 예정됐던 현대미술전인 하이퍼파빌리온 전이 전시를 주관하는 업체 측 사정으로 인해 열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영 관계자는 “하이퍼파빌리온 전은 업체 사정으로 취소됐으며, 다른 미술이나 예술 관련 전시 계획도 당분간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