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성동일이 영화 ‘탐정: 리턴즈’로 흥행 배우 타이틀에 도전한다. <김경희 기자>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비열한 추노꾼부터 인간미 넘치는 아버지, 베테랑 형사까지 어떤 캐릭터를 만나도 맞춤옷을 입은 듯 완벽히 소화한다.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다작 배우’로 입지를 다져온 배우 성동일이 영화 ‘탐정: 리턴즈’(감독 이언희)를 통해 ‘흥행 배우’ 타이틀에 도전한다.

1984년 연극배우로 데뷔한 성동일은 1991년 SBS 1기 공채 탤런트로 본격적으로 배우 활동을 시작했다. 데뷔 초에는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1998년 인기리에 방송된 SBS 드라마 ‘은실이’에서 ‘빨간 양말’ 양정팔 역을 맡아 코믹한 연기로 인기를 끌었다.

이후 드라마 ‘야인시대’(2003), ‘파리의 연인’(2004), ‘사랑하고 싶다’(2006), ‘뉴하트’(2008), ‘추노’(2010), ‘응답하라 1997’(2012), ‘아이리스2’(2013), ‘응답하라 1994’(2013), ‘괜찮아, 사랑이야’(2014), ‘디어 마이 프렌즈’(2016), ‘푸른 바다의 전설’(2017), ‘슬기로운 감빵생활’(2018), ‘라이브’(2018) 등 다수의 작품에 출연했다.

다작 배우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성동일. <김경희 기자>

스크린에서도 활발한 활약을 펼쳤다. ‘미녀는 괴로워’(2006), ‘국가대표’(2009), ‘마음이2’(2010), ‘의뢰인’(2011), ‘미쓰GO’(2012),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2012), ‘미스터 고’(2013), ‘수상한 그녀’(2014), ‘더 킹’(2017), ‘청년경찰’(2017), ‘레슬러’(2018) 등에 출연하며 ‘다작 배우’ 행보를 보이고 있다.

다양한 작품에서 신스틸러로 활약한 성동일은 ‘탐정: 리턴즈’를 통해 흥행 배우에 도전한다. 자극적인 소재나 화려한 볼거리는 없지만 소소한 웃음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겠다는 각오다.

오는 13일 개봉하는 ‘탐정: 리턴즈’는 셜록 덕후 만화방 주인 강대만(권상우 분)과 레전드 형사 노태수(성동일 분)가 탐정사무소를 개업, 전직 사이버수사대 에이스 여치(이광수 분)를 영입해 사건을 파헤치는 코믹 범죄 추리극이다.

극중 성동일은 광역 수사대 레전드 형사 노태수 역을 맡았다. ‘식인상어’로 불리며 불같은 성정 탓에 좌천과 특진 사이를 오가던 전설의 형사 태수는 미제 사건 하나로 엮이게 된 대만과 탐정사무소를 개업하는 인물이다.

최근 <시사위크>와 만난 성동일은 “자, 질문 들이대시죠”라고 농담을 건네며 유쾌하게 인터뷰를 시작했다.

성동일이 ‘탐정: 리턴즈’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오래된 LP판 튼 듯 끝까지 웃음 주는 영화”

성동일은 3년 만에 돌아온 ‘탐정: 리턴즈’에 남다른 기대감을 내비쳤다. 앞서 진행된 언론/배급 시사회 후 기자간담회에서도 그는 “정말 재밌다. 안 졸았다”고 재치 있는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권)상우하고 (이)광수하고 우리 영화지만 재밌다고 했어요. 내 영화 보고 별로 재밌다고 안 하는데 원래 찍은 영화도 잘 안 본다고 소문난 배우라…. 사실 안 본다고 했어요. 제가 찍은 드라마도 본 적이 없고 집에 TV가 없어서 웬만하면 안 보는데 꼭 보라고 해서 봤는데 재밌더라고요. 처음부터 끝까지 오래된 LP판 틀듯이 웃음을 줘서 저도 깜짝 놀랐어요.”

성동일은 ‘탐정: 더 비기닝’에서 호흡을 맞췄던 권상우와 다시 힘을 합쳤다. 전작에서 앙숙 ‘케미’를 발산했던 두 사람은 이번 시리즈에서 진정한 파트너로 거듭나는 과정을 그린다. 여전히 티격태격하는 모습으로 웃음을 선사하기도 하지만 한결 부드럽고 다정해진 두 사람이다.

“전작보다 다툼은 덜 했죠. 실제로 친하니까 싸울 일도 별로 없더라고요. 그리고 우리 북이 들어왔잖아요. 광수요. 광수가 이번에 되게 잘 해줬어요. 작품을 계속 같이 하고 있는데 광수랑 해서 너무 좋았고 감사했죠. 형 도와준다고 들어와서 참 고맙죠.”

‘탐정: 리턴즈’에서 트리플 콤비로 완벽한 호흡을 발산한 (왼쪽부터) 권상우 이광수 성동일 스틸컷. < CJ엔터테인먼트 제공>

“권상우와 이광수가 노는 게 더 건강하고 좋아 보였다”

이번 시리즈에서는 이광수가 새롭게 합류했다. 사이버수사대 에이스 출신 여치 역을 맡은 이광수는 통통 튀는 매력으로 극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 성동일은 “다음 시리즈에서 뺄 거다”라면서도 그를 향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광수 빼려고요. (사실)너무 좋았어요. 광수가 좋은 눈을 가져서 좋은 배우가 됐으면 하는 게 바람이었는데 ‘탐정’에 그랬으면 해서 불렸죠. ‘얼굴 보정 많이 안 쓰는 연기를 해봐라. 대사도 정확하게 어버버 하지 말자’라고 했는데 너무 잘해가지고요. ‘라이브’ 때는 거의 최고. 노희경 작가도 광수보고 놀랐다고 하더라고요.”

성동일은 자신 보다 권상우와 이광수가 더 빛나도록 중심을 잡는 역할을 자처했다.

“내 역할은 분명히 정해졌어요. 중심은 내가 잡아주고 광수하고 상우가 노는 게 맞지 않나 싶어서 전작보다 애드리브 덜 하고 조금 더 무게감 있고 소리도 덜 지르고 했어요. 둘이 노는 모습이 훨씬 더 건강하고 나은 것 같더라고요. 두 애들이 좀 더 살려줬으면 했죠. 전작보다 저는 개인적으로 편했어요. 호흡도 잘 맞아서. 동생들 좀 부려먹었죠.”

성동일은 이미 권상우, 이광수와 절친한 사이였지만 권상우와 이광수는 ‘탐정: 리턴즈’를 통해 처음 만났다. 이에 성동일은 두 사람이 쉽게 친해질 수 있도록 중간다리 역할을 톡톡히 했다.

“광수한테는 상우의 좋은 점을 많이 얘기해야 하고 상우한테는 광수의 좋은 점을 얘기했죠. 다 친해서요. 나하고 맞으니까 친하겠죠? 그래서 이 둘도 통하지 않겠나 했는데 너무 쉽게 빨리 친해져서 현장이 실제 영화에 나온 것과 같은 분위기가 됐어요. 상우가 광수를 다행히 되게 예뻐해서 두 동생들 부려먹기 너무 좋았죠.”

성동일이 ‘탐정: 리턴즈’ 이언희 감독을 향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 CJ엔터테인먼트 제공>

“통편집 당해도 기분 나쁘지 않아”

‘탐정: 리턴즈’는 ‘탐정: 더 비기닝’ 연출을 맡은 김정훈 감독에 이어 이언희 감독이 새롭게 메가폰을 잡았다. ‘…ing’, ‘어깨너머의 연인’, ‘미씽: 사라진 여자’ 등을 통해 특유의 감성과 섬세한 연출력을 인정받았던 이언희 감독은 이번 영화를 통해 첫 코미디 장르에 도전했다. 성동일은 이 감독의 연출력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시사회 때 보고 깜짝 놀랐어요. 이렇게 잘하시는지(몰랐어요). 정말 좋았어요. 사실 통편집 당한 것도 많아요. 정말 큰 액션 같은 거요. 그런데 기분이 하나도 안 나빴어요. 오히려 ‘편집 너무 잘했다’고 했어요. 영화가 살아야 하니까요. 그래야 다음 영화를 또 찍잖아요.”

2015년 개봉한 ‘탐정: 더 비기닝’은 초반 관객 몰이에 부진했지만 입소문만으로 262만 관객을 동원했다. 그 덕에 3년 만에 두 번째 시리즈로 돌아올 수 있게 됐다. 전작보다 나아야  한다는 부담감은 없었을까?

“더 나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처음에 만나서 어색한 기간을 빼고 서로 대화하는 과정을 빼고 하면 집중해서 할 수 있는 시간은 3분의 1뿐이에요. 그런데 우리는 3분의 3을 다 썼으니까요. 그게 작품에 빨리 들어갔죠. 배우들도 안정적이고 익숙한 얼굴들도 나오고요. 처음부터 끝까지, 마지막 엔딩까지 그렇게 튀면서 웃을 영화가 솔직히 별로 없잖아요. 요즘 세상이 답답하고 복잡하고 어렵다고 하니까 이때쯤 한번 나올법한 영화가 아닌가 싶어요.”

성동일이 영화 ‘탐정: 리턴즈’의 매력을 밝혔다. <김경희 기자>

“소소하게 웃으면서 볼 수 있는 영화”

‘탐정: 리턴즈’는 범죄 추리극이지만 자극적이지 않아 불편함 없이 감상할 수 있다. 또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현실감 있는 캐릭터들이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과정은 관객들에게 깊은 공감과 웃음을 안길 것으로 기대된다. 성동일도 ‘탐정: 리턴즈’의 매력에 대해 “특별하지 않은 사람들의 이야기”로 꼽았다.

“소소하면서도 독특한 사람들이 모여서 사건을 재밌게 풀어가는 거예요. 멋있는 배역이 하나도 없잖아요. 요즘 세상이 답답한 지 그런 작품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너무 센 영화, 센 드라마에 너무 익숙해졌잖아요. 외국인들이 우리나라 일일드라마 보면 오해할 것 같아요. 우연히 만났는데 옛날에 버린 자식이고 온통 불륜이고 그런 것 좀 안 했으면 좋겠어요. ‘탐정: 리턴즈’처럼요. 소소하게 웃을 수 있고 크게 잔인하지 않고요. 또 외진 사람들의 이야기도 담았어요. 잘 맞아떨어진 것 같아서 ‘리턴즈’에 거는 기대가 상당히 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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