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이 신규상장과 신뢰강화를 위한 조치로 분주한 모습이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암호화 가상화폐(암호화폐)는 지난해 그야말로 ‘광풍’을 일으켰다. 하루 새 2배 넘게 오르는 등 시세가 껑충껑충 뛰었고, 많은 사람들이 암호화폐 거래에 뛰어들었다. 절정은 올해 초였다. 비트코인 시세가 2,500만원까지 폭등했고, 더 많은 자금이 암호화폐 시장에 몰려들었다.

하지만 지나친 광풍은 역풍으로 이어졌다. 암호화폐 시세가 오를수록 우려의 목소리도 커졌고, 실제 규제도 잇따라 마련됐다. 이에 천장 없이 치솟던 암호화폐 시세가 방향을 바꿔 폭락하기 시작했고, 관련 규제도 전 세계적으로 확산돼 나갔다. 1월초 2,500만원에 달했던 비트코인 시세는 순식간에 1,000만원 아래로 내려왔고, 이후 700~800만원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처럼 암호화폐 광풍이 눈에 띄게 잠잠해진 가운데,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했던 ‘빗썸’은 최근 분주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신규 암호화폐를 대거 상장함과 동시에 신뢰 향상을 위해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다.

빗썸은 7일, 신규 암호화폐 애터니티, 뉴 이코노미 무브먼트(넴)를 상장한다고 밝혔다. 6월 들어 첫 신규상장이다. 빗썸은 5월 골렘, 에이치쉐어, 질리카, 에토스, 스팀, 스트라티스, 텐엑스, 왁스, 파워렛저, 루프링, 기프토 등 10개가 넘는 암호화폐를 상장했고, 4월에도 비체인, 트론, 엘프, 미스릴, 모나코, 오미세고, 카이버 네트워크 등을 상장한 바 있다.

7일 신규 상장되는 암호화폐까지 포함하면 빗썸에서 거래 가능한 암호화폐는 35종에 달하는데, 이 중 절반 이상이 올해 상장된 암호화폐다. 아직 올해의 절반도 지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적극적인 행보다. 빗썸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암호화폐 신규상장에 있어 다소 보수적인 편이었다.

빗썸의 이러한 행보는 암호화폐 시장의 활성화 및 대중화를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각종 규제 및 시세 폭락으로 크게 줄어든 관심을 다양한 암호화폐 거래 제공을 통해 다시금 끌어올리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빗썸은 암호화폐 신규상장 때마다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기도 하다.

다만, 팝체인 신규상장 과정에서는 다소 잡음이 일기도 했다. ‘세계 최초 상장’을 강조하며 팝체인 상장에 나섰으나, 각종 의혹이 제기되면서 무기한 연기된 상태다.

빗썸 측은 “여러 허위 사실들이 시장에 유포돼 팝체인에 대한 불안감이 시장에 팽배해 있다는 것을 인지했다”며 “예정대로 팝체인 상장을 진행할 경우 불필요한 논란을 야기할 수 있어 타 거래소의 팝체인 상장이 결정될 때까지 연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빗썸은 신규상장에 적극 나서되, ‘신뢰’를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서비스를 시작한 2014년 이후 매년 외부 회계법인을 통해 실사를 진행한 뒤 재무실사 보고서를 공개했으며, 지난해에는 업계 최초로 외부감사 의무화 법인이 돼 지난 4월 감사보고서를 공개했다.

또한 자금세탁 방지 관련 자체 규정을 마련하고, 제1금융권 수준의 정보보안에 해당하는 ‘557규정 자율준수’를 선포하는 등 신뢰 강화를 위해 다양한 조치를 이어가고 있다.

그동안 암호화폐가 폭등과 폭락이라는 격랑에 휩싸이면서, 거래소를 둘러싼 사건·사고 및 논란도 끊이지 않았다. 이로 인해 거래소의 신뢰는 물론, 암호화폐 자체의 신뢰도 타격을 입은 것이 사실이다.

빗썸 역시 논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위기를 겪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암호화폐 열기가 급속도로 달아오를 당시 접속 및 거래에 문제가 발생하는가 하면, 직원의 PC가 해킹돼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벌금을 부과받기도 했다. 또한 각종 의혹과 관련해 경찰 압수수색을 받은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신뢰 강화’에 주력하는 빗썸의 행보는 업계 선두주자로서 무게감이 느껴진다. 암호화폐 거래소의 최대 숙제로 떠오른 투명성과 보안, 신뢰 강화에 있어 선도적 행보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단순히 암호화폐 거래소 업계의 발전 뿐 아니라, 암호화폐 시대를 앞당기는 데도 상당한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인다.

연초에 비해 다소 침체에 빠져있는 암호화폐 시장이 빗썸의 선도적 행보와 함께 다시 예전의 활기를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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