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문조사에 응답한 대기업의 87.5%가 7월 1일까지 52시간 근무제를 시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애로사항을 묻는 질문에서는 생산 부서에 대한 우려가 높았다. <그래프=시사위크>

[시사위크=현우진 기자] 대기업 다수가 52시간 근무제에 대한 준비를 마치고 있지만, 생산 현장에 대한 걱정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연구원은 7일 국내 대기업을 대상으로 근로시간 단축의 영향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설문조사에 응답한 112개사 중 87.5%가 7월 1일까지 52시간 근로제를 시행할 준비를 마칠 수 있다고 밝혔다. 법안통과 전부터 대응체계를 구축해 이미 준비를 완료했다는 기업이 16.1%, 시범사업을 추진해 7월 1일에 전 사업장에 적용할 예정이라는 기업이 23.2%였으며 48.2%는 법안통과 후부터 대응방안을 마련해 시행일까지 준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잔업이 많고 휴일 근무도 잦은 생산 현장에 대해선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대기업 중 72.3%가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해 가장 많은 애로를 겪을 것으로 예상되는 부서로 생산 공장을 뽑았다(중복응답 가능). 연구개발부서는 22.3%, 영업부서는 19.6%의 응답률을 기록했으며 인사·기획·해외사업·재무부서는 15% 미만에 그쳤다. 이에 대해 한국경제연구원은 “근로시간 단축으로 공장 운영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고, 연구개발 및 영업활동이 위축될 수도 있다는 기업들의 우려를 반영한 결과로 해석된다”고 밝혔다.

노조와의 마찰도 걱정거리였다. 대기업 중 35.7%가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해 줄어들 임금을 보전해달라는 요구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으며, 이로 인해 향후 임금협상이 난항을 겪을 것을 걱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력전환 배치와 근로효율성 제고 등 생산과정 효율화 작업에서 노조와 갈등을 빚을 것이라고 내다본 기업들도 있었다. 응답기업 중 58.9%가 “근로시간 단축이 노사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고 답했다.

반면 근로시간 단축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기업들(24.1%)은 ‘불필요한 업무 감소’와 ‘일·가정 양립에 대한 인식 공유’가 기대된다고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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