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훈정 감독이 신작 ‘마녀’로 돌아왔다. (왼쪽부터) 최우식 김다미 조민수 박희순 <퍼스트룩 제공>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박훈정 감독이 신작 ‘마녀’로 돌아왔다. 영화 ‘신세계’로 범죄 느와르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호평과 함께 486만 관객을 사로잡았던 그는 ‘마녀’를 통해 여성 주인공을 내세운 미스터리 액션물에 도전한다.

‘마녀’는 시설에서 수많은 이들이 죽은 의문의 사고, 그날 밤 홀로 탈출한 후 모든 기억을 잃고 살아온 고등학생 자윤(김다미 분) 앞에 의문의 인물이 나타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미스터리 액션이다. 

‘신세계’, ‘대호’, ‘브이아이피(V.I.P)’ 등을 통해 연출력을 인정받은 박훈정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충무로의 새로운 발견을 기대하게 만드는 신예 김다미와 탄탄한 연기력과 카리스마를 자랑하는 조민수, 박희순이 출연한다. 여기에 충무로 대세 배우 최우식의 가세로 더욱 탄탄한 라인업이 완성됐다. 

박훈정 감독이 ‘마녀’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퍼스트룩 제공>

박훈정 감독 “마초 영화 전문은 맞지만…”

각본과 연출을 맡은 박훈정 감독은 8일 진행된 ‘마녀’ 제작보고회에서 “인간이 악하게 태어나서 선하게 변해 가는지 선하게 태어나서 악하게 변해 가는 건지에 대해 궁금했다”라며 “뭔가 결정돼서 태어났다고 할 때 인간은 거기에 맞춰서 사는 건지에 대한 생각으로 시작됐다. 거기에 이야기들이 엮이면서 시나리오가 쓰여졌다”고 제작 의도를 밝혔다. 

이날 제작보고회에서는 5분 분량의 ‘마녀’ 하이라이트가 담긴 풋티지 영상이 공개됐다. 짧은 분량이었지만 ‘마녀’는 탄력적이고 속도감 있는 액션을 선보이며 강한 임팩트를 남겼다. 기존 영화와 다른 새로운 스타일의 액션신이 완성됐다.

이에 박 감독은 “너무 액션 영화라고 하는 것은 부담스럽다”라며 “영화에 사용된 액션 장면들은 서사를 풀어가기 위한 도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서사에 맞는 액션, 작품과 결이 맞는 액션이 가장 좋은 액션신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에 무술팀에 질문을 많이 했고 튀지 않고 자연스럽게 작품과 맞게 액션을 설계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남성 위주의 영화를 만들어온 박훈정 감독은 ‘마녀’를 통해서는 김다미와 조민수 두 여성 주인공을 내세웠다. 박 감독은 “마초 영화 전문은 맞다”고 전작에 대해 언급했다.

이어 “여성 액션 영화로 주목을 했다기보다는 앞에 말한 것처럼 그런 이야기(선과 악이 결정돼서 태어났다고 할 때 인간은 거기에 맞춰서 사는 건지에 대한 생각)들을 하고 싶었다”며 “그 이야기를 만들어놓고 주인공으로서 적합한 인물을 만들다 보니 여학생 캐릭터가 나오게 됐다”고 전했다.

김다미가 1,5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마녀’ 자윤 역에 캐스팅됐다. <퍼스트룩 제공>

김다미 “자윤의 복잡한 심리… 고민 많이 했다”

‘마녀’에서 모든 기억을 잃은 고등학생 자윤 역에는 신예 김다미가 캐스팅됐다. 작품 경험이 거의 전무한 김다미는 “굉장히 떨리다”라며 “모든 분들이 열심히 준비한 만큼 영화 많이 기대해줬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다미는 평범하게 살아가는 고등학생의 모습부터 미스터리한 인물들과 맞닥뜨리며 혼란에 휩싸이는 과정까지 자윤의 복잡한 면모를 완벽히 표현해냈다는 후문이다. 이에 대해 김다미는 “자윤의 입장이나 생각들을 많이 고민했었고 그 부분을 어떻게 표현할까에 대해서도 많이 생각을 하면서 연기를 하려고 했다”고 밝히며 캐릭터를 소화하기 위해 기울인 노력을 밝혔다.  

김다미는 3차에 걸친 오디션을 통해 1,5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마녀’ 자윤이 됐다. 박훈정 감독은 김다미를 보자마자 확신을 느꼈다.

박훈정 감독은 “오디션을 보는데 사실 되게 초조했다”라며 “촬영 준비를 해야 하는데 (마음에 드는 사람이) 계속 없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박 감독은 “그러다 김다미가 오디션을 보러 왔는데 보자마자 ‘되겠는데?’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영화에서 김다미와 가장 많은 호흡을 맞춘 배우 최우식도 김다미를 향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최우식은 “연기를 너무 잘한다”며 “기차에서 나오는 장면이 있는데 감정신이 있다. 거기에서 깜짝 놀랐다. 한쪽 눈에서 눈물이 한 방울 딱 나오는데 ‘이 친구 정말 대단하다’고 느꼈다”고 칭찬했다.

조민수가 ‘마녀’로 4년 만에 스크린에 컴백한다. <퍼스트룩 제공>

조민수 “여배우로서 소명 갖게 됐다”

자윤의 과거를 알고 있는 박사 닥터 백은 배우 조민수가 분한다.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장르를 불문하고 다양한 작품에서 흡입력 있는 연기를 선보인 조민수는 자신의 목적을 위해서라면 인정사정없이 몰아붙이는 저돌적이고 냉철한 닥터 백 캐릭터를 강렬한 카리스마로 완성해낸 것으로 전해져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특히 닥터 백 역은 기획 당시 남성 캐릭터로 설정됐으나 제작 회의를 거쳐 여성 캐릭터로 탄생됐다. 조민수는 “원래 남자한테 가려던 역할이었는데 제작 회의하면서 여자로 가면 어떨까라는 말을 하셔서 제가 선택됐다”며 “기분 좋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너무 기대된다”며 “재밌고 약간 긴장되고 떨린다. 뭔가 다른 것을 만들어낸 다음에 어떤 반응이 올까 기대하게 되는 작품이다. 새로운 도전이었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마녀’는 조민수의 ‘관능의 법칙’(2014) 이후 4년 만의 스크린 컴백작이다. 오랜만에 관객과 만나게 된 조민수는 ‘마녀’에 대한 강한 애정과 깊은 연기 열정을 드러냈다. 조민수는 “대본을 만난 후부터 (캐릭터를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라면서도 “그 과정이 너무 재밌었다. 활력소가 됐다”며 미소 지었다. 

또 조민수는 남성 캐릭터를 과감히 여성 캐릭터로 바꾼 박훈정 감독에 대한 고마운 마음도 표했다. 조민수는 “여자 연기자들의 역할이 없다고 할 때 고민을 많이 한다”라면서 “다른 여자 배우들과 ‘어떤 부분이 관객들을 흔들었을까’라는 대화도 많이 한다”라며 충무로에 남성 중심 영화들이 주를 이루고 있는 것에 대한 여성 배우로서의 고민을 털어놨다. 이어 “이번 기회에 ‘이런 캐릭터도 여자들한테 가도 무리가 없구나’라는 게 된다면 너무 행복할 것 같다”며 “작은 소명 같은 것도 갖게 된다. 그런 기회를 박훈정 감독이 준 거다”고 감사함을 드러냈다. 

박희순이 ‘마녀’로 박훈정 감독과 세 번째 호흡을 맞췄다. <퍼스트룩 제공>

박희순 “여성 캐릭터들의 향연… 아무것도 안 했다”

박희순도 ‘마녀’와 함께 한다. 극중 박희순은 닥터 백의 지시로 자윤을 쫓는 인물인 미스터 최 역을 맡았다. 자윤을 두고 닥터 백과 갈등에 휩싸이며 팽팽한 긴장감을 선사하는 것은 물론 특유의 카리스마로 몰입도를 높일 예정이다. 

특히 박희순은 박훈정 감독의 데뷔작 ‘혈투’를 비롯해 ‘V.I.P’, ‘마녀’까지 총 3편의 작품에 출연하게 됐다. 박희순은 ‘마녀’에 대해 “(박훈정 감독이) 모든 걸 쏟아부었다”며 “‘박훈정 감독이 만들었어?’라고 생각할 정도로 새로운 작품이 나온 것 같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어 박희순은 “박훈정 감독이 전화해서 ‘분량이 많지는 않은데 숙식 제공할 테니 잠시 놀다 가라’고 하더라”라며 캐스팅 비화를 밝혀 웃음을 안기기도 했다.

또 “대본을 보니 한국 영화에서 시도하지 않았던 새로운 것들이 많이 있었다”라며 “무엇보다 여성 캐릭터들이 남성 캐릭터들에 가려서 아쉬운 점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여성 캐릭터들의 향연이라고 할 수 있다”고 출연 결심 이유를 밝혔다. 이어 “그래서 아무것도 안 했다”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아무것도 안 했다’던 박희순이지만 자신이 연기하는 미스터 최를 표현하기 위해 많은 연구와 고민을 거듭했다. 고민의 결과는 ‘내려놓음’이었다.

박희순은 “감정 표현을 자제했다”며 “감정 표현이 거의 눈으로 보여지는데 눈을 가리기 위해서 선글라스도 끼고 한 번도 소리를 지른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람의 세월이 보이기 위해서 약간의 상처를 표현했다”며 “이번 작품에서는 ‘아무것도 안 하고 내려놓자’라는 생각으로 했다”고 설명했다.

최우식이 ‘마녀’로 연기 변신에 나섰다. <퍼스트룩 제공>

최우식 “첫 액션 도전, 비리비리해서…”

자윤 앞에 나타나는 의문의 남자 귀공자 역에는 최우식이 캐스팅됐다. 갑자기 자윤 앞에 나타나 혼란에 빠트리는 인물이다. 이번 작품을 통해 최우식은 그동안 볼 수 없었던 강도 높은 액션 연기와 다크한 모습으로 색다른 매력을 선보일 예정이다.

최우식은 “처음에 감독님을 만나서 대본을 처음 봤는데 귀공자라는 이름을 보고 ‘제가 이걸 해도 되냐, 제가 할 수 있을까요’라고 물어봤다”며 “비주얼이나 액션, 이런 것들을 보고 또 ‘제가 할 수 있을까요’ 했는데 당연히 할 수 있다고 밀어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정말 하고 싶었던 역이다”라면서 “지금까지 발랄한 캐릭터를 많이 했다면 이번에는 삐딱하기도 하고 액션도 한다”며 강렬한 연기 변신을 예고했다.

최우식은 액션 연기를 선보이기 위해 약 3개월간 매일 5시간 이상의 트레이닝을 거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노력으로 최우식은 고난도 액션까지 완벽하게 소화해냈다는 후문이다.

이에 대해 그는 “처음으로 큰 액션을 했는데 긴장도 많이 하고 겁도 많이 났었다”라며 “다행히 (촬영) 전에 3개월 정도 시간이 있어서 다미 양이랑 엄청 노력했다. 너무 재밌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행사 말미에는 액션 연기에 대해 “제가 비리비리해서 열심히는 했는데 조금 힘들었다”고 털어놔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박희순도 후배 최우식의 연기 변신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제가 아는 (최우식이 연기한) 역할 중 가장 섹시한 역”이라며 “여성 팬들이 많이 늘 거라고 생각한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신선한 소재와 설정에 감각적이고 폭발적인 액션이 더해졌다. 전작들을 통해 탄탄한 구성과 짜임새 있는 연출력을 선보인 박훈정 감독의 새로운 도전도 관전 포인트가 될 듯하다. 남성 캐릭터들이 주를 이루는 영화에 익숙해진 관객들의 마음에 여성 주인공을 내세운 ‘마녀’가 강렬한 인상을 남길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