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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 이어 폭스바겐도 ‘화려한 복귀’… 씁쓸한 뒷맛 ‘왜’
아우디 이어 폭스바겐도 ‘화려한 복귀’… 씁쓸한 뒷맛 ‘왜’
  • 권정두 기자
  • 승인 2018.06.08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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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이 본격적인 판매재개와 함께 수입차업계 3위로 화려하게 돌아왔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2,194대. 폭스바겐의 지난 5월 국내시장 판매실적이다. 이를 바탕으로 폭스바겐은 벤츠, BMW에 이어 수입차업계 월간 판매실적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3월 판매재개에 시동을 건지 두 달 만에 ‘화려한 복귀’에 성공한 것이다.

폭스바겐이 국내 수입차업계 월간 판매 3위에 오른 것은 2016년 3월 이후 2년 2개월 만의 일이다. 4위권으로 기준을 넓혀도 2016년 6월 이후 처음이다. 2016년 7월 판매정지에 돌입한 폭스바겐은 2016년 11월부터 지난 2월까지 무려 14개월 동안 판매실적이 ‘0’이었다.

폭스바겐의 ‘화려한 부활’을 이끈 것은 역시 티구안이다. 티구안 2.0 TDI는 5월에만 1,200대의 판매실적을 기록하며 수입차업계 모델별 판매 2위에 올랐다. 1위 BMW 520d와의 차이는 39대밖에 나지 않았다. 또한 파사트 GT TDI도 528대의 판매실적으로 ‘TOP 10’안에 들었다.

같은 울타리의 아우디도 마찬가지다. 아우디는 앞선 지난 4월 2,165대의 판매실적을 기록하며 수입차업계 월간 판매 3위에 복귀한 바 있다. 비록 5월엔 1,210대로 주춤하며 5위로 내려앉았지만, A6만 판매중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준수한 판매실적이다.

이처럼 아우디와 폭스바겐이 국내 시장에서 과거의 위상을 되찾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2년여의 공백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우려가 나올 틈도 없이 곧장 자기 자리를 찾아갔다. 이르면 6월, 늦어도 하반기 중에는 벤츠·BMW·아우디·폭스바겐의 수입차업계 ‘빅4’ 구도가 재현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같은 ‘화려한 복귀’ 뒤에 썩 개운치 않은 뒷맛이 남는 것도 사실이다.

아우디와 폭스바겐은 나란히 과거의 판매실적과 입지를 회복했으나, 배출가스 조작파문과 관련해 모든 책임을 다했다고 보긴 어렵다. 국내 고객들이 제기한 보상 관련 소송이 진행 중이고, 배출가스 조작의 책임을 가리는 재판(대기환경보전법 위반 혐의)도 진행 중이다. 이런 가운데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고객들이 요구하는 배상을 거부하고 있을 뿐 아니라, 당시 총책임자였던 요하네스 타머 전 회장이 독일로 건너가 돌아오지 않고 있다. 당사자가 사실상 도피한 탓에 재판은 잠정 중단된 상태다. 가장 중요한 보상 및 법적 책임은 결과적으로 아무것도 이뤄지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측은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지난 4월 판매재개를 앞두고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도 “요하네스 타머 전 회장 개인 소송 건은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와 별개의 건으로 진행된다. 따라서 그에 대해 언급할 수 없는 점 양해 부탁드린다”고 선을 그었다.

요하네스 타머 전 회장은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의 책임자로서 기소됐다. 하지만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마치 개인 일탈로 치부하는 뉘앙스를 풍기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이 같은 태도는 배출가스 조작파문 직후 우리 정부 당국을 무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던 것과 전혀 다를 바 없다. 당시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무성의한 리콜계획서 제출 등으로 논란을 키웠었다.

아우디와 폭스바겐은 오랜 역사와 전통을 지니고 있으며, 무엇보다 좋은 차를 만들고 있다. 순식간에 제 궤도에 오른 판매실적이 이를 입증한다. 하지만 과거 잘못을 제대로 청산하지 않고 넘어간다면, 결코 좋은 미래를 기대하긴 어렵다. 이들의 화려한 복귀에 씁쓸함이 남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