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말리부는 다시 제 궤도에 오를 수 있을까. <한국지엠 제공>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중형 세단 부분 1위를 차지할 것.”

2016년 4월, 서울 고척돔에서 열린 신형 말리부 출시 행사 당시 제임스 김 전 한국지엠 사장이 던진 일성이다. 이제는 한국지엠을 떠난 그의 이러한 각오는 끝내 이뤄지지 못했다. 오히려 한국지엠의 위기 속에 말리부는 존재감을 잃어버렸다.

1,044대. 한국지엠 쉐보레 말리부의 5월 내수시장 판매실적이다. 지난해 5월 3,510대와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줄곧 4,000대를 넘어섰던 2016년 월간 판매실적에 비하면 더욱 초라하다.

지난 2월 군산공장 폐쇄 방침 발표 이후 한국지엠은 극심한 판매 감소를 겪었고, 말리부 역시 이를 피할 수 없었다. 새해 들어 이미 2,000대 아래로 뚝 떨어졌던 판매실적이 3월 909대, 4월 576대까지 추락했다.

그나마 위안거리는 5월 판매실적이 뚜렷한 회복세를 보였다는 점이다. 4월과 비교하면 거의 2배 가까이 증가했고, 군산공장 폐쇄 파문 이전 판매실적에 가깝게 다가섰다.

하지만 만족하긴 어렵다. 말리부의 경우 최소 월간 2,000여대, 연간 3만대 수준의 판매실적은 기록해야 제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반면, 말리부의 5월까지 누적 판매실적은 5,166대에 그치고 있고 이러한 추세가 이어진다면 연간 2만대도 넘기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관건은 적극적인 마케팅과 연식 변경 모델 출시다. 한국지엠은 신형 모델 출시 5개월여 만인 2016년 10월 2017년형 모델을 내놓았고, 2018년형 모델은 지난해 8월 선보인 바 있다. 2019년형 모델은 오는 4분기 출시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여러모로 고려할 사안이 많겠지만, 가능한 빠른 시점에 출시할 가능성이 높다.

화려하게 등장해 끝 모를 추락을 경험했던 말리부가 다시 제 궤도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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