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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의 홀로서기] ‘문재인의 사람’ 제쳤다
원희룡 제주도지사 후보가 지지자들과 포옹을 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무소속 원희룡 제주도지사 후보가 악전고투 끝에 재선에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 13일 오후 발표된 출구조사 결과, 민주당 문대림 후보와의 격차는 8.5% 포인트로 당선이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 고공행진과 민주당 강세 속에서 이뤄낸 성과여서 더욱 주목된다.

선거운동은 치열하게 전개됐다. 신공항, 쓰레기 처리, 부동산 등 정책현안부터 후보 개인 인물론, 캠프별 네거티브 공방까지 선거에서 볼 수 있는 모든 상황이 벌어졌다. 유시민 작가는 “가장 선거다운 선거가 벌어지고 있는 곳은 제주도가 유일하다”고 평가했다.

원 후보가 현역 도지사이긴 했지만, 선거구도는 쉽지 않았다. 제주도 현역 국회의원이 모두 민주당 출신일 정도로 토양이 민주당에 우호적인 측면이 있었고, 북미정상회담 개최로 전체적인 구도도 민주당이 유리했다. 더구나 경쟁자인 문대림 후보는 문재인 정부 청와대 제도개선비서관을 역임한 이른바 ‘친문’ 인사였다.

어려운 국면 속에서 선택한 전략은 ‘전선 흐리기’였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을 원색적으로 비판하며 철저한 ‘각 세우기’를 했다면, 원 후보는 반대로 진보와 보수의 중간지점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에 들어갔다. 상대후보 지지층 결집을 막는 것이 핵심 목표였다. “도민들이 원한다면 민주당 입당도 열려있다”는 발언도 이 같은 전략 속에서 이뤄진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원 후보가 무소속을 선택해 운신의 폭을 넓혔기에 가능했다. 지난해까지 새누리당에 몸담았던 원 당선자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으로 당이 쪼개지면서, 바른정당으로 소속을 옮겼다. 이후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이 바른미래당으로 합당을 선언하자 ‘이념노선’을 이유로 탈당을 선언한 바 있다. 원 후보 측 관계자는 “탈당하지 않았으면 이렇게 자유롭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주목되는 것은 몸값을 크게 높인 원 후보의 다음 행보다. 일단 자유한국당으로는 돌아가지 않겠다는 의사는 분명하다. 다만 비교적 여유가 있는 만큼 급하게 입당을 추진하기 보다는 정계개편 이후 정치적 노선을 정할 가능성이 크다.

원 후보와 친분이 있는 바른미래당의 한 중진의원은 “(원 후보가) 당선이 된다면 한 동안은 무소속으로 선거결과에 따른 정계변화를 지켜보다가 정리가 되면 여유 있게 자신의 거취를 정할 것 같다”며 “아마 탈당을 결심할 때 지방선거 결과에 따른 거취와 명분을 고려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계성 기자  under74@sisawee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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