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스위스계 다국적 시계회사인 스와치그룹코리아가 본사에 대한 고액 배당 정책을 이어가고 있다. 심지어 지난해 결산 배당금으로 그해 벌어들인 순이익의 두배에 가까운 금액이 집행됐다. 반면 국내 사회공헌활동은 전혀 드러나지 않고 있어 곱지 않는 시선이 적지 않다.

◇ 순익보다 많은 배당금 ‘펑펑’

스와치그룹코리아는 티쏘, 오메가, 브랑파, 브레게 등의 브랜드를 거느린 글로벌 시계회사인 스와치그룹의 한국법인이다. 1994년 설립된 이 회사는 명품 시계 브랜드의 수요 증가에 따라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왔다. 2007년 470억원 수준이었던 이 회사의 매출은 10년만인 2017년 2,800억원대로 껑충 뛰었다.

지난해 실적도 좋았다. 국내 면세점이나 백화점업계가 사드 악재로 시름하며 타격을 받았지만 스와치그룹코리아의 성장세는 굳건했다. 스와치그룹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대비 4% 증가한 2,877억원을 시현했다. 당기순이익은 전년대비 166.5% 증가한 338억을 거둬들었다.
              
이같은 실적을 기반으로 스와치그룹코리아는 지난해 배당잔치를 벌였다. 다만 그 규모가 한해 순이익의 두배 가까이에 이르러 고배당 논란을 피하지 못했다.

스와치그룹코리아는 지난해 결산배당금으로 638억432만원을 집행했다. 배당성향(당기순이익 중 현금으로 지급된 비율)은 188.5%로 나타났다. 배당률(1주당 액면금액에 대해 지급되는 배당금의 비율) 역시 1,012.8%에 달했다.

2017년 결산배당금은 전년 배당금과 비교해 440% 늘어난 규모다. 스와치그룹코리아는 2016년 결산배당금으로는 145억원을 집행한 바 있다. 물론 당시 배당금도 그해 순이익보다는 많았다. 그해 순이익은 127억원 수준이었다. 배당성향은 114.2%, 배당률은 230.2%였다.

스와치그룹코리아가 본사에 고액 배당 정책을 이어가고 있다.

이같은 고액 배당의 수혜자는 단연 해외 본사다. 이 회사의 지분 100%는 스와치그룹(The Swatch  Group Ltd.)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주식회사가 대주주에게 벌어들인 이익을 배당 형식으로 분배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 기부금은 제로? … 사회적 책임 뒷전 도마위 

다만 벌어드린 수익보다도 많은 금액이 송금되다보니 곱지 않는 시선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국내에서 돈을 벌어 해외 대주주 퍼주기에만 열중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이어져왔다.

하지만 이같은 지적에도 스와치그룹은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다. 지난해에는 순이익의 2배에 가까운 수준이 배당금으로 집행해 폭탄배당 기조를 이어갔다.

여기에 기업의 사회적 책임마저 멀리하는 모습을 보여 싸늘한 시선을 더 짙어졌다.

스와치그룹코리아의 기부활동이 전혀 외부에 드러나지 않고 있다. 스와치그룹코리아 감사보고서에는기부금 집행 내역이 기재돼있지 않다. 집행 규모 자체가 ‘0원’인 것인지, 단순히 기재를 하지 않은 것인지 알수는 없다. 다만 그 규모는 미미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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