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전 대표가 페이스북에 마지막 막말을 올렸다.

[시사위크=최찬식 기자] 6.13 지방선거에서 한국당이 참패하자 홍준표 전 대표가 ‘대표직’을 내려놓았다. 떠나는 홍준표 전 대표는 ‘마지막 막말’로 또 한 번 당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홍 전 대표는 지난 16일 페이스북을 통해 당을 이끌면서 가장 후회됐던 ‘마지막 막말’을 남겼다. 그의 후회에는 ‘청산’에 방점을 찍었다. 홍 전 대표는 “지난 1년 동안 당을 이끌면서 가장 후회되는 것은 비양심적이고 계파 이익 우선 하는 당내 일부 국회의원들을 청산하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 청산대상을 우회적으로 적시했다. △고관대작을 지내고 국회의원을 아르바이트 정도로 생각 하는 사람 △추한 사생활로 더 이상 정계에 둘 수 없는 사람 △의총에 술이 취해 들어와서 술주정 부리는 사람 △국비로 세계일주가 꿈인 사람 △카멜레온처럼 하루에도 몇 번씩 변색하는 사람 △감정조절이 안되는 사이코패스 같은 사람 △친박 행세로 국회의원 공천 받거나 수차례 하고도 중립 행세하는 뻔뻔한 사람 △탄핵 때 줏대없이 오락가락 하고도 얼굴, 경력 하나로 소신없이 정치생명 연명하는 사람 △이미지 좋은 초선으로 가장하지만 밤에는 친박에 붙어서 앞잡이 노릇하는 사람 등을 꼽았다.

비록 홍 전 대표가 떠나면서 쏟아낸 막말이라고는 하지만 그동안 우리 국회가 숱하게 보여온 모습이어서 씁쓸한 뒷맛을 남기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홍 전 대표가 막말 형식으로 한 말이어서 그렇지 이게 국회의원들의 현주소 아니냐”고 꼬집기도 한다.

그동안 여야를 막론하고 정당이 위기에 닥치면 ‘혁신’을 내걸었다. 혁신을 통해 국민들의 지지를 다시 되찾는데 목적이 있었다.

탄핵된 박근혜 전 대통령도 ‘천막당사’로 혁신을 꾀해 국민의 지지를 얻는데 성공해 대통령에 당선된다. 여당인 민주당도 그동안 숱하게 ‘정풍운동’을 일으키며 ‘혁신’을 해왔고, 그 결과 집권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혁신이 정말 ‘혁신을 위한 혁신’이었던 걸까. 아니면 국민의 지지를 얻기 위한 ‘눈속임 혁신’이었던 걸까.

천막당사로 성공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됐고, 친박이 청산의 대상에 오른 것을 보면 ‘진정한 혁신’은 아닌 걸로 보인다. 과거 김대중 정부 당시 정풍운동을 주도했던 천신정(천정배, 신기남, 정동영)도 한 때 ‘청산대상’으로 떠올랐던 점을 생각하면 더더욱 그렇다.

그래서 홍 전 대표가 적시한 청산대상 막말은 뼈가 있다. “단지 입이 방정이었던 전직 대표의 말이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여야를 막론하고 이 같은 국회의원을 청산해야만 진정한 혁신이 된다”는 정치권 관계자들의 말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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