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레놀에 대한 편의점 판매 중단을 촉구하는 청와대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자는 타이레놀에 대한 부작용 사례 보고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 <뉴시스>

[시사위크=조나리 기자] 편의점에서 ‘타이레놀’ 판매 중단을 촉구하는 청원 글이 올라왔다. 오남용 시 부작용 위험이 높은 성분이 포함된 의약품인 만큼 편의점 판매를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해당 청원은 현재 약사단체를 중심으로 추진 중이다. 다만 청원자는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정부가 공공심야약국을 확대 운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타이레놀, 많이 복용하는 만큼 부작용 많아”

지난 13일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타이레놀(500mg)과 어린이 타이레놀 시럽의 편의점 판매를 중단해 달라는 글이 올라왔다. 현재 이 청원은 ‘약사의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에서 추진하고 있다. 자신을 세 아이의 아빠라고 밝힌 글쓴이는 타이레놀의 부작용 사례를 소개하며 타이레놀의 편의점 판매 중단 운동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영국에서 매년 200명이 부작용으로 사망하고 있고, 호주에서도 매주 150명의 환자들이 타이레놀 성분 중독증으로 치료를 받고 있다”면서 “국내에서도 지난 5년간 592건의 부작용이 보고됐고, 444명의 어린이들이 부작용을 호소했다”고 말했다.

청원자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는 타이레놀 성분이 스티븐슨 존슨 증후군(피부발진)을 일으킬 수 있고, 간독성 위험 등을 고려해 1일 최대용량을 4,000mg에서 3,000mg으로 변경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여전히 4,000mg를 유지 중이고, 실제로 편의점 타이레놀도 1팩에 8정(4,000mg)을 판매하고 있다.

그러면서 “타이레놀의 오남용이 천식인자가 있는 성인에게 천식을 악화시키고 1세 미만의 영아들에게 과다투여 시 천식 발병을 높일 수 있다는 보고가 계속 나오고 있다”면서 “100mg 타이레놀 시럽의 경우 의사 또는 약사와 상의하라고 표기해놓고, 편의점에서 버젓이 팔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타이레놀 성분은 편의점 감기약인 판피린과 판콜에도 포함돼 있고, 병의원에서도 처방되는 진통제이기 때문에 1일 허용치를 초과해 복용하기 쉽다”며 “복지부 또한 이를 모르지 않으면서도 제약사와 유통사 눈치를 보는 것인지, 여전히 편의점 타이레놀에 대해 아무런 규제를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청원글을 올린 임진형 약사의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 회장은 지난 15일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모든 의약품은 오남용을 하면 안 된다. 의약품에 ‘안전상비약’이라는 이름을 붙은 것도 위험한 발상”이라며 “약국에서는 타이레놀 성분의 경우 임산부나 어린이는 물론 음주 후 복용을 금지하도록 주의를 주고, 소비자들도 약사에게 물어보고 구입한다”고 말했다.

◇ “정부, 편의점 의약품 아닌 공공심야약국 운영해야”

임 회장은 청원글 말미에 공공심야약국과 달빛병원 연계 약국들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국민건강을 생각한다면 약물 오남용 우려가 있는 편의점 의약품 판매가 아닌 공공심야약국을 확대해야한다는 설명이다.

17일 오전 8시 기준 청와대국민청원 게시판에 오른 타이레놀 편의점 판매 금지 촉구 청원글.

이에 대해 임 회장은 본지에 “공공심야약국이 운영 중이긴 하지만 국민들에게 생소하다보니, 휴일에 문을 닫는 약국만 비난을 받고 있다. 복지부도 법안이 계류 중이라는 입장만 반복 한다”면서 “그 법안도 찾아보니 지자체 조례더라. 이는 지자체에서 돈을 안준다고 하면 운영을 못하는 것”이라고 답답해했다.

그러면서 “이번 청원은 단순히 집단이기주의 차원에서 추진되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쉽게, 또 많이 접하는 타이레놀 오남용에 대한 경각심은 물론 어렵게 운영하고 있는 공공심야약국과 달빛병원 연계 약국들을 알리기 위한 것이다. 앞으로도 꾸준히 활동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타이레놀을 판매하는 한국존슨앤드존슨 측은 지난 15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타이레놀은 정해진 용법과 정량대로 복용하면 안전하게 사용될 수 있다”면서 “주성분인 아세트아미노펜은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연구된 성분으로 60년 이상 안전하게 사용돼왔다”고 밝혔다.

한편 편의점 의약품 소비는 매는 증가추세다. 지난 1월 편의점 CU는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편의점 의약품 매출신장률을 분석한 결과 매년 15%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요일·시간별 매출을 분석한 결과 전체 매출에서 주말 비중이 40%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시간대는 오후 8시부터 자정까지 35%,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는 20%를 차지했다.

편의점에서 가장 많이 찾는 의약품은 진통해열제였다. 지난해 전체 상비약 중 진통해열제는 44.1%로 가장 높은 비중을 보였다. 뒤이어 ▲감기약 29.8% ▲소화제 14.3% ▲파스 11.8% 순이다. 진통해열제는 매년 40% 이상의 비중을 차지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