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이미정 기자] 풀무원의 해외사업이 좀처럼 부진의 수렁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해외법인들은 매년 적자 행진이 이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글로벌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지만 해외 법인의 손실은 모기업의 재정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어 우려를 키우고 있다.

◇ 실적 턴어라운드 언제쯤?… 매년 쌓여가는 ‘손실’

풀무원은 1991년 미국 현지 법인인 풀무원USA를 세우며 글로벌 사업에 첫발을 내딛었다. 정체된 내수 시장에서 벗어나 새로운 활로를 찾기 위한 방책이었다. 이후 풀무원은 중국과 일본 시장으로도 사업을 확대했다. 2010년 중국 법인인 ‘상해포미다식품유한공사’, ‘북경포미다녹색식품유한공사’를 설립한 데 이어, 2014년에는 일본 ‘아사히식품공업(현 아사히코)’을 인수한 바 있다.

이같은 글로벌 사업은 주력 계열사인 풀무원식품을 통해서 진행되고 있다. 풀무원식품은 해외 현지 법인을 자회사로 두고 사업을 진두지휘해왔다.

그러나 글로벌 사업 성과는 기대치를 크게 밑돌고 있는 모습이다. 매년 수백억원대 적자를 내고 있어서다. 작년 한해만 해도 이들 4개 법인이 기록한 순손실만 376억원에 달한다.

미국법인의 손실이 가장 컸다. 미국법인은 지난해에 258억원의 손손실을 냈다. 전년(278억)보다는 소폭 줄었다고 하지만 이 법인의 최근 5년간 누적손실만 1,270억원에 달하는 형편이다. 미국 법인이 세워진 지 햇수로 28년째에 접어들었지만 적자 탈출은 깜깜한 형편이다.

중국 사업도 사정은 좋지 못하다. 중국법인 상해포미다식품유한공사는 지난해 1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같은 기간 북경포미다식품유한공사도 30억대의 손실을 기록했다. 중국 2개 법인의 최근 5년간 누적 손실도 224억원에 달했다. 일본법인 아사히코도 2014년 이후 4년째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에는 67억원의 손실을 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풀무원의 해외 사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풀무원 측은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하는 모습이다. 매출 부분에서 나름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점에만 희망을 걸고 있는 분위기다.

중국 푸메이뚜어식품유한공사 북경 공장. <풀무원 홈페이지 갈무리>

풀무원 관계자는 “지난해 미국 시장에선 두부나 쌀국수, 우동, 김치 등의 식품 매출이 성장세를 보였다”며 “아직 상황이 많이 힘들지만 나름의 성장 발판을 마련하고 있는 단계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사업은 지난해 사드 이슈라는 어려움이 있었음에도 두부사업 쪽에서 성장세를 보였고 일본에선 생산 공정 등에서 원가절감을 해, 수익성이 소폭 개선됐다”고 덧붙였다.

◇ 자금 지원에 허리 휘는 풀무원 

실적 턴어라운드 시점에 대해선 조심스런 입장을 내보였다. 풀무원 관계자는 “언제쯤 개선이 될 것이라고 단언하긴 어렵다”며 “일단은 시장을 개척해 현지에 맞는 신제품을 내놓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마냥 느긋하기 기다리긴 어려운 형편이다. 해외 사업 부진은 풀무원식품의 재무재표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자금 지원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는 점도 걱정이다. 풀무원식품과 지주사인 풀무원은 해외 법인에 자금 지원을 계속해왔다. 지난달 풀무원이 풀무원식품이 추진하는 유상증자에 600억원을 출자한 것도 이같은 일환이다. 유상증자로 조달된 자금은 해외 법인 지원에 활용된다. 풀무원식품은 일본 아사히코에는 총 387억원, 미국 풀무원 U.S.A의 자회사 나소야푸드에는 210억원의 출자를 하기로 했다.

애물단지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해외 사업에 언제쯤 볕이 들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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