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기업집단국 부활을 통해 대기업들의 총수일가 사익편취와 부당내부거래 감시를 강화한 가운데, 중견건설사 (주)한라의 내부거래 비중이 최근 2년새 10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 한라 >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중견건설사 (주)한라의 내부거래 비중이 최근 몇 년 새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한 자릿수에 불과했던 내부거래 비중은 불과 2년여 만에 10배가량 늘어나 40%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 공정위 감시 강화에도 내부거래 ‘쑥쑥’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주)한라의 연매출에서 계열사 간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 즉 내부거래 비중은 38.5%에 달했다. 1조 4,547억원의 매출 중 5,604억원이 계열회사와의 거래를 통해 발생했다. 제이제이한라와 한라엠컴, 케이에코로지스 등 5개 계열회사가 (주)한라의 1년 농사 3분의 1 이상을 책임졌다.

범위를 (주)한라의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는 국내 시장으로 국한시킬 경우 그 비중은 더 늘어난다. 1조3,943억 가운데 계열사와의 거래가 5,574억(40%)에 이른다.

(주)한라의 이 같은 내부거래 현주소는 체급이 엇비슷한 경쟁사들과 비교했을 때 그 심각성이 두드러진다.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순위에서 18위인 (주)한라보다 한단계 아래에 있는 코오롱글로벌의 경우 내부거래 비중이 10%가 채 되지 않는다. 연매출 3조5,553억 중 3,153억(8.9%) 정도가 계열사와의 거래에서 창출됐다. 이 회사는 해외시장에서 (주)한라의 10배에 달하는 4,773억원을 벌어들이면서도 단 한 건의 내부거래도 성사시키지 않았다.

매출 규모가 비슷한 두산건설과 비교해도 사정은 달라지지 않는다. 지난해 두산건설의 총 매출(1조4,753억)에서 내부거래 비중은 3%(449억)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룹 계열사 중 두산건설과의 거래대상 기업은 (주)한라의 2배가 넘는 11곳에 달했지만 실제 거래규모는 미비했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주)한라의 내부거래 비중이 최근 몇 년 새 급등했다는 사실이다. 앞서 언급한 (주)한라의 내부거래 실태는 전년인 2016년 대비 17%p 뛴 것이며, 2015년 보다는 무려 34.7%p가 늘었다. 2년이라는 그리 길지 않은 시간 동안 내부거래 비중이 10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주)한라의 이러한 변화는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가 기업집단국을 부활시키며 대기업에 대한 대대적인 내부거래 실태점검에 착수하겠다고 천명한 가운데서 발생한 일이라 더욱 눈길을 끈다.

이와 관련 (주)한라 관계자는 “배곧신도시 지역특성화사업 추진을 위한 SPC법인과 당사간 공사 도급계약이 진행돼 일시적으로 증가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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