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뮤직이 타인과 음악을 공유하는 핵심기능을 사실상 유료로 전환해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카카오뮤직 홈페이지.<카카오뮤직 홈페이지>

[시사위크=장민제 기자] 모바일 음원서비스 앱 ‘카카오뮤직’이 고객들의 반발에 직면했다. 핵심기능을 사실상 유료로 전환해 고객들을 기만했다는 지적이 제기된 것. 카카오뮤직은 저작권자들의 요구에 어쩔 수 없었다는 입장이다. 또 불가피하게 유료로 전환됐기에 보상책 제시도 어렵다고 전했다.

카카오뮤직은 지난 2013년 벅스와 카카오가 손잡고 선보인 음원서비스다. 당초 카카오 사내조직에서 시작됐지만, 카카오가 ‘멜론’ 운영업체 로엔엔터테인먼트(현 카카오M)를 인수한 뒤 통합차원에서 로엔으로 사업을 이관했다.

특징은 소셜과 음악을 결합했다는 점이다. 즉, 카카오뮤직은 과거 싸이월드처럼 고객들에게 ‘뮤직룸’을 제공하고, 구매 음악을 친구들과 함께 감상할 수 있게 했다. 이는 음원가격이 다른 곳보다 높았음에도 흥행을 일으킨 요인으로 작용했다.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뮤직은 국내 음원시장에서 사용자 수 2~3위를 기록 중이다.

하지만 최근 핵심 기능을 사실상 유료서비스로 전환해 논란이 일고 있다.

◇ 핵심기능 유료 전환한 카카오뮤직… “돈독 올랐다” 비판

카카오뮤직이 지난달 말 실시한 업데이트에는 ‘타인 뮤직룸의 음악 감상 기능을 대폭 축소하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카카오뮤직 앱을 종료하거나 다른 앱과 동시 실행할 경우, 또는 ▲카카오뮤직 내에서 다른 메뉴를 보기 위해 타인 뮤직룸에서 나올 경우 음원재생을 차단한 것.

타인 뮤직룸의 음원을 듣기 위해선 해당 뮤직룸에서 벗어나지 않아야 한다’는 조건을 부과한 셈이다.

대신 카카오뮤직은 ‘전곡 듣기 이용권’을 구매한 고객에겐 기존처럼 제한 없이 뮤직룸 음원감상을 가능토록 했다.

고객들 사이에선 반발이 일고 있다. 단순히 무료기능의 유료전환에 불만을 느꼈다고 넘기기는 어렵다. 뮤직룸을 통한 ‘같이 듣기’ 기능은 카카오뮤직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구글 플레이스토어 리뷰 게시판에는 ‘문자를 보려 해도 노래가 끊긴다’ ‘정말 최악의 업데이트로, 음악을 들으면서 폰으로 아무것도 못한다’는 말부터, ‘카카오가 돈독이 올랐다’ ‘고객을 호구로 보지말라’는 등 수위 높은 비난도 게재됐다.

또 지난 9일 청와대 청원게시판에는 ‘카카오뮤직의 갑질을 차단해달라’는 글이 등장, 19일 기준 2,100명이 넘게 동참했다.

(왼쪽부터) 카카오뮤직과 멜론의 음원구매 패키지 가격. 50곡 기준 카카오뮤직의 가격이 멜론보다 2배 이상 높다.<각 사>

◇ 카카오뮤직 “음원 권리사 요청 탓… 어쩔 수 없었다”

카카오뮤직은 서비스 지속을 위해선 어쩔 수 없었다는 입장이다.

카카오뮤직은 이달 11일 공지를 통해 “지난 수년간, 창작자 및 음원 권리사들이 ‘타인 뮤직룸’의 전곡 무료재생에 이의를 제기했고, 권리사들을 설득해가며 서비스를 계속 제공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타인 뮤직룸에서) 곡 검색 기능이 빠진 것도 설득의 일환이었다”며 “(그러나) 작년 말, 권리사로들부터 음원 공급을 중단하겠다는 최후통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결국 “수개월의 협의 끝에 이번 업데이트와 같이 타인 뮤직룸의 재생을 제한하는 것으로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음원 권리사들의 반발을 막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해명한 것이다.

그러나 고객들의 불만은 쉽게 해소되지 않고 있다. 특히 카카오뮤직의 고객들은 뮤직룸 기능을 사용하기 위해 타 서비스보다 2배 이상 높은 비용을 지불했다는 점도 영향을 끼쳤다.

실제 카카오뮤직의 ‘전곡듣기’ 한달 사용료는 6,900원으로 멜론, 벅스 등과 동일하다. 그러나 카카오뮤직이 50곡 구매패키지를 2만6,000원에 판매하는 반면, 멜론과 벅스는 1만원 가량에 제공하고 있다. 카카오뮤직에 MP3 다운로드가 지원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고객들의 지불가치는 더욱 올라간다.

이에 카카오뮤직의 핵심서비스가 변경된 만큼 어느 정도 보상책도 내놔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고객은 “150만원 정도 써가며 2,000곡 넘게 구매했다”며 “가족 또는 지인들과 함께 듣기 위해 샀는데, 정책이 바뀌었으니 환불도 해달라”고 말했다.

다만 카카오뮤직 관계자는 “불가피하게 유료로 전환된 부분”이라며 “추가적으로 금전적인 보상을 하기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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