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와코루가 세무조사를 받고 있다는 내용이 알려지면서 진위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은 신영와코루 본사. <포털사이트 거리뷰 화면 캡처>

[시사위크=정소현 기자] 여성 속옷브랜드 ‘비너스’로 유명한 신영와코루가 ‘세무조사설’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일부 인터넷매체에서 신영와코루가 세무조사를 받고 있다는 내용이 보도되면서 한바탕 소동이 벌어진 것. 해당 기사는 삭제됐지만, 동일한 내용으로 여러 인터넷매체들이 기사를 받아쓰면서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형국이다.

신영와코루가 세무조사를 받고 있다는 내용이 알려진 건 지난 14일. 이날 오후 한 인터넷매체는 “서울지방국세청이 조사1국 요원을 투입해 신영와코루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기사를 보도했다. “2014년 이후 이의평 신영와코루 대표이사의 장남인 이성원 신영와코루 공동대표이사에게 관계사 지분을 넘기는 과정에서 국세청이 편법승계 등의 문제점을 파악해 조사를 벌일 것”이라는 전망도 다뤘다.

현재 해당 기사는 삭제된 상태다. 하지만 논란은 여전히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해당 기사가 삭제된 이후 여러 인터넷매체들이 동일한 내용을 그대로 받아쓰면서 재생산되고 있어서다. 신영와코루 세무조사 내용을 보도한 매체들은 “일감몰아주기를 통한 편법증여와 상속도 기획탈세 관점에서 중점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는 내용까지 실었다.

하지만 신영와코루 측의 설명은 전혀 다르다. 현재 세무조사를 받고 있지 않으며, 사실확인 없이 작성된 “오보”라는 설명이다.

신영와코루 측은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기본적인 사실관계 확인조차 없이 기사가 나갔고, 삭제된 후에도 다른 매체들에서 기사를 그대로 받아쓰고 있다. 받아 쓴 매체들도 사실관계를 전혀 확인하지 않았다”고 하소연했다.

란제리 전문 업체 신영와코루는 ‘비너스’라는 브랜드로 잘 알려진 업체다.

신영와코루가 세무조사설에 휘말린 데는 올해 정기 세무조사 대상이라는 점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게 회사 측 분석이다. 신영와코루는 지난 2013년 10월 세무조사를 받은 바 있다. 5년을 맞은 올해, 정기 세무조사 대상이다. 최근 서울지방국세청 조사 1국에서 다수 기업들을 상대로 정기 세무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도 이런 루머에 무게를 실은 배경이 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신영와코루 세무조사와 관련된 기사들은 모두 삭제조치 된 상태다. 다만 그렇다고 해서 신영와코루 측이 마음을 놓을 수 있는 처지는 아니다. 시기의 문제일 뿐, 실제 정기 세무조사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국세청이 어떤 내용을 들춰볼지 장담할 수 없는 점도 신영와코루의 긴장감을 놓을 수 없는 대목이다.

익명을 요구한 대기업 한 관계자는 “정기 세무조사건 특별세무조사건 재무·회계를 비롯해 경영내역을 샅샅이 살펴보는 과정인 만큼 기업 입장에선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라며 “최근 국세청이 세무조사 범위를 확대하고 있는데다, 정기 세무조사를 받고 있는 곳도 적지 않아서 뒤숭숭한 분위기”라고 말했다.

한편 신영와코루는 국내 최초의 파운데이션 란제리 회사로, ‘신영염직공업사’라는 사명으로 1954년 설립됐다. 2018년 현재 신영복식유한공사를 비롯해 운수레스, 신영스타킹, 신영섬유, 에스디에프, 한국와코루, 우성화학공업, 홍원 등 8개 비상장 계열사가 있다. ‘비너스’ ‘와코루’ ‘신영스타킹’ 등이 대표적인 브랜드다. 최근 이의평 대표의 장남인 이성원 부사장이 대표이사로 승진, 공동 대표이사를 맡으며 ‘3세 경영’의 포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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