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양정철 전 비서관의 북콘서트에서 오랜 만에 만난 전해철 의원(좌)과 이호철 전 비서관(중). 이들은 이른바 문재인 대통령 측근 '3철'로 불린다. <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 지난 16일 귀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외생활을 청산하고 귀국한 것인지 잠시 요양차 들른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지방선거 직후 청와대와 여권에 지각변동이 예상되는 시점의 귀국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모아진다.

다만 언론보도에 따르면 양정철 전 비서관은 여전히 현실정치와 거리를 두고 있다. 이번 귀국도 오랜 해외생활에 지쳐 요양차 들른 것이라는 후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여겨지는 자신이 정치일선에 복귀할 경우 정권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대선 직후 백의종군을 선언하고 홀연히 해외로 나선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지난 1월 북콘서트를 위해 귀국했을 때도 의지는 변하지 않았다. 양 전 비서관의 북콘서트에 임종석 비서실장이 깜짝 참석하자 정치권 안팎에서 정계복귀 가능성이 점쳐졌지만, 그는 다시 해외로 나갔다.

그럼에도 양 전 비서관의 귀국이 다시 이목을 끄는 이유는 그의 등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여권 내부에 여전하기 때문이다. 최근 문 대통령은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문재인 정부 2기’를 언급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지방선거와 21대 총선 사이의 집권기간을 지칭한다고 한다.

21대 총선출마가 예상되는 청와대 참모는 임종석 실장을 비롯해 한병도 정무수석, 정태호 정책기획비서관, 백원우 민정비서관 등이다. 문재인 정부 2기의 특정시점에 참모진 공백이 있을 수밖에 없고, 이를 대체할 수 있는 믿음직한 참모로 첫 손에 꼽히는 게 양 전 비서관이다.

일각에서는 민주당 전당대회에 양 전 비서관의 역할을 예상하기도 한다. 조국 민정수석은 최근 ‘문재인 정부 2기 국정운영 위험요소 및 대응방향’ 보고서를 발표했다. 앞으로의 대응방향 중 가장 먼저 제시된 것이 ‘집권세력 내부 분파적 행동 제어’다. 전당대회에서 과도한 계파싸움이나 내부투쟁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의미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양 전 비서관이 문 대통령의 메신저로서 이른바 ‘교통정리’에 나설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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