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 YTN >이 보도한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의 욕설 영상 캡처.

[시사위크=조나리 기자] 이명희(69) 전 일우재단 이사장이 외국인 가사도우미 불법고용 혐의로 구속 위기에 놓인 가운데 이번엔 수행기사에게 폭행과 욕설을 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공개됐다. 영상 속 이 전 이사장은 수행기사에게 말끝마다 욕설과 고성을 질렀다. 또한 해당 수행기사는 폭행을 당한 듯 고통을 호소하기도 했다. 해당 영상이 이번 구속심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진다.

◇ 수행기사에 말끝마다 “개XX야”

이명희 전 이사장이 수행기사에게 욕설을 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공개됐다. 20일 해당 영상을 보도한 <YTN>은 “20분 가까이 되는 동영상에 50차례 넘게 (이명희 전 이사장의) 욕설과 고성이 등장한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영상 속에는 방에서 거실로 나온 이 전 이사장이 수행기사에게 대뜸 욕을 하면서 지압 일정을 알아보라고 지시한다. 이후 수행기사가 자신의 휴대폰으로 일정을 확인하려 하자, 이 전 이사장은 개인 전화를 사용한다며 욕설을 하고 휴대폰을 부숴버리겠다고 윽박을 지른다. 이 과정에서 수행기사가 비명을 지르기도 했다.

보도에 따르면 당시 수행기사는 이 전 이사장에게 허벅지를 차였다고 주장했다. 이후에도 이 전 이사장의 트집은 계속됐다. 중요한 일정이 없는데 수행기사가 넥타이를 맸다며 욕설을 했다. 그러면서 넥타이를 풀라고 소리를 지르고, “죽여버리겠다”는 말도 내뱉었다. 영상 속 수행기사는 이 전 이사장에게 일상적으로 욕을 먹고, 폭행도 수차례 당했다고 증언했다. 심지어 이 전 이사장이 얼굴에 침을 뱉는 등 아랫사람들을 ‘개 부리듯 대했다’고 말했다.

이 수행기사는 또 이 전 이사장이 이른바 높은 사람이 있는 자리에서는 항상 격조 높은 모습을 보였다며 분노조절 장애 주장을 반박했다. 앞서 이 전 이사장은 운전자 폭행 혐의로 구속 심사를 앞두고 자신의 분노조절장애 진단서를 법원에 제출한 바 있다.

◇ 두 번째 영상심사... 위기 몰린 이명희 전 이사장

이 전 이사장의 욕설이 담긴 음성파일과 현장음이 제거된 ‘공사장 난동’ 영상이 공개된 바 있지만 실제 이 전 이사장의 목소리가 담긴 영상물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필 영상이 구속심사를 앞두고 공개된 터라 이 전 이사장에게 불리한 형국이 됐다.

서울중앙지법 허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0일 오전 10시 30분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를 받는 이 전 이사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을 진행한다. 이 전 이사장의 구속 여부는 이르면 이날 밤 늦게 결정될 예정이다.

이 전 이사장은 필리핀인을 일반연수생 비자로 위장해 입국시킨 뒤 가사도우미로 고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출입국관리법에 따르면 체류자격을 가지지 않은 사람을 고용하거나 고용 목적 외 사업장에 취업시킬 시 3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이 전 이사장은 불법 고용 자체는 인정하지만, 지시는 하지 않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 전 이사장은 특수폭행 등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지만 지난 4일 기각된 바 있다. 당시 서울중앙지법 박범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범죄혐의 일부의 사실관계와 법리에 관해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피해자들과 합의한 시점 및 경위 등에 비춰 피의자가 합의를 통해 증거인멸을 시도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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