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과거 김주수 경북 의성군수 당선자의 음주뺑소니 사고 처벌 수위를 낮추기 위해 검찰에 외압을 가한 사실이 드러났다. <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호기롭게 꺼낸 말 한마디가 씻을 수 없는 실수가 됐다. 김재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음주뺑소니 사고를 낸 지역 선배의 처벌 수위를 낮추기 위해 검찰에 외압을 가한 사실을 직접 발언한 동영상이 공개됐다. 지역 선배는 경북 의성군수 재선에 성공한 자유한국당 소속 김주수 당선자로 알려졌다. 양측은 이렇다 할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동영상은 4년 전에 촬영됐다. 2014년 3월 당시 김주수 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한 김재원 의원의 격려사를 담았다. 분위기에 고무된 그가 “기왕에 한마디 더 하겠다”며 꺼낸 이야기가 바로 김주수 후보의 음주뺑소니 사건이었다. 오마이뉴스에서 19일 공개한 동영상을 보면, 김재원 의원은 “2005년 김주수 후보가 농림부 차관을 그만두고 쓸쓸한 마음에 낮술 한잔하고 교통사고를 낸 적이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다음 발언이다. 김재원 의원은 “사건을 담당하는 검사에게 전화를 해서 ‘김주수 후보가 우리 지역의 훌륭한 선배인데 봐달라고 하니, 검사가 재판 안 받도록 벌금이나 세게 때리고 그냥 봐주겠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만약 그걸로 욕할 분은 본인, 자식, 남편이나 아내, 부모 중에 술 안 드시고 교통사고 절대 안내고 누구도 처벌 안 받은 사람만 얘기하라”며 사건을 정당화했다. 그는 검사 출신이다.

이 같은 사실은 6·13 지방선거 공천 과정에서도 불거져 당원 일부가 김주수 당선자의 공천 번복을 주장한 바 있다. 앞서 김주수 당선자는 혈중알콜농도 0.154% 상태에서 차를 몰고 가다 중앙선을 침범해 반대편에서 마주오던 차량과 정면충돌했다. 당시 법원은 ‘즉시 정지해 피해상황을 살피는 등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은 채 그대로 도주했다’고 판시하며 벌금 1,000만원의 약식명령을 내렸다. 김주수 당선자는 “사고를 인지 못했다”고 소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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