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취임한 유태열 그랜드코리아레저 사장. <그랜드코리아레저 홈페이지>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지난 15일 새로 취임한 유태열 그랜드코리아레저 사장의 ‘당면 과제’가 한층 더 명확해졌다.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그랜더코리아레저(GKL)가 최하 등급을 받으면서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19일 ‘2017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35개 공기업, 88개 준정부기관 등 총 123개 기관을 대상으로, 경영 전반을 살피는 평가다. 이번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는 사회적 책임 이행 여부가 전보다 많이 반영됐다.

그동안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그랜드레저코리아는 이번 평가에서 최하점을 면치 못했다. 공기업 부문 상대평가 및 절대평가에서 모두 가장 낮은 E등급(아주 미흡)을 받았다. 35개 공기업 중 E등급을 받은 것은 그랜드레저코리아와 한국석탄공사 뿐이다.

그랜드레저코리아가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처음부터 최악의 점수를 받고 말았다.

이는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그랜드레저코리아는 대한민국을 뒤흔든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된 곳 중 하나다. 이기우 전 그랜드코리아레저 사장은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을 지시를 받아 장애인휠체어펜싱팀을 만든 뒤 최순실이 설립한 더블루케이와 에이전트 계약을 맺게 했다. 또한 김종 전 문화체육부 차관의 지시에 따라 그랜드코리아레저 사회공헌재단이 최순실의 조카 장시호가 운영한 ‘영재센터’에 예산을 지원하도록 하기도 했다.

2013년엔 정희선 전 사장직무대행이 공채면접관으로 참여해 자신의 딸을 합격시킨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원조 채용비리 공기업’인 셈이다.

비리는 최고위 수장에만 그치지 않는다. 내부 직원들의 횡령이나 부적절한 처신 등 ‘모럴 해저드’도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해 4월엔 한 직원이 그랜드코리아레저 명의의 증권 상품을 해지한 뒤 40억원을 자신의 계좌로 빼돌려 구속됐다. 2014년엔 회사 소유의 500만원짜리 수표 400만장을 외부로 가지고나와 현금화를 시도한 직원이 적발되기도 했다.

또한 그랜드레저코리아 직원들이 오랜 기간 카드사로부터 각종 접대를 받아온 사실도 드러났으며, 카지노 운영과 관련된 부적절한 정황도 다수 포착됐다.

이 같은 그랜드코리아레저의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 결과는 지난 15일 취임한 유태열 신임 사장의 ‘당면 과제’를 더욱 명확하게 보여준다. 내부기강 확립과 도덕성 회복이 그것이다.

유태열 사장은 인천지방경찰청장과 대전지방경찰청장 등을 지낸 사정기관 출신이다. 그랜드코리아레저의 가장 시급한 과제를 해결할 적임자로 볼 수 있다. 채용비리로 몸살을 앓은 강원랜드 사장에 검찰 출신의 문대곤 사장이 선임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유태열 사장이 그랜드코리아레저를 탈바꿈 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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