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비서가 왜 그럴까’에서 이태환이 맞지 않는 옷을 입은 듯한 어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 tvN ‘김비서가 왜 그럴까’ 캡처>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옥에 티다. 원작과의 높은 싱크로율, 주조연 배우들의 호연, 코믹하면서도 로맨틱한 탄탄한 스토리까지 흠잡을 곳 하나 없던 ‘김비서가 왜 그럴까’에 허점이 생겼다. 배우 이태환이 어색한 연기로 극의 몰입을 방해하고 있다. 치명적인 매력을 지닌 인물로 분한 그지만 아쉽게도 ‘치명적 허점’이 돼버렸다.

케이블채널 tvN ‘김비서가 왜 그럴까’(연출 박준화, 극본 정은영)는 웹소설 기반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로 지난 6일 첫 방송에서 5.8%(닐슨코리아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 20일 방송된 5회는 6.9%의 시청률을 보이면서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다.

화제성도 높다. 지난 18일 화제성 조사회사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이 발표한 6월 둘째 주 TV화제성 드라마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2주 연속 기록이다.

‘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원작 캐릭터와 싱크로율 100%를 자랑하는 박서준(이영준 역), 박민영(김미소 역)부터 ‘신스틸러’ 황보라(봉세라 역), 강기영(박유식 역)까지 주조연급 배우들의 구멍 없는 열연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또 코믹과 로맨스를 적절히 오가는 달달한 스토리로 시청자들의 연애 세포를 자극하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그렇게 완벽할 줄만 알았던 ‘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이태환의 등장으로 작은 위기를 맞았다. 극중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주인공 이영준의 형 이성연 역을 맡은 이태환은 맞지 않은 옷을 입은 듯 어색한 모습을 보이면서 극의 몰입을 방해했다. 다정한 말투와 미소, 여심을 꿰뚫는 감성 등 ‘마성의 매력’을 지닌 인물이라지만 이태환은 연기력도, 매력도 어딘가 부족한 모습이다.

이태환(아래)과 박서준이 ‘김비서가 왜 그럴까’에서 형제로 연기 호흡을 맞추고 있다. < tvN ‘김비서가 왜 그럴까’ 캡처 >

배우들과의 ‘케미’도 터지지 않고 있다. 특히 극중 형제 사이인 박서준과의 ‘투 샷’이 유난히 부자연스럽다. 실제로 7세나 어린 이태환(1995년생)이 박서준(1988년생)의 형 역할로 캐스팅됐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부터 일각에서는 ‘미스 캐스팅’이라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뚜껑이 열리자 우려는 기우가 아니었다.

어릴 적 월등한 동생 영준과 항상 비교당하며 열등감에 시달리고 괴로웠던 성연은 영준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까지 받게 된다. 갈등이 해결되지 않은 채 성인이 된 두 사람은 사사건건 대립하며 날선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이태환이 연기하는 성연은 긴장감을 형성하기는커녕 그저 형에게 투정을 부리는 듯한 어린 동생의 모습에 더 가깝다.

‘김비서가 왜 그럴까’ 한 관계자는 “현장 분위기는 매우 좋다”며 “시청자분들의 반응은 다 좋을 수는 없는 것 같다. 좋게 봐주시는 분들이 있고 안 좋게 보시는 분들도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계속해서 더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기 구멍 없는 배우들의 조합을 자랑했던 ‘김비서가 왜 그럴까’에 이태환의 어색한 모습은 아쉬움을 남긴다. 하지만 16부작 중 단 5회만이 전파를 탔을 뿐이다. 아직 보여줄 기회가 많이 남았다는 뜻. 이태환이 자신을 향한 부정적 여론을 딛고 연기력 논란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