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각료회의 자리에서 북한 비핵화에 대해 언급했다. <뉴시스/AP>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각) “가장 중요한 것은 (북한의) 전면적 비핵화(total denuclearization)로 이미 일어나기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CVID 혹은 ‘완전한 비핵화’가 아닌 전면적 비핵화라는 용어가 새로 등장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각료회의에서 “북한은 탄도미사일을 포함해 미사일 발사를 중단했고 엔진 실험장을 파괴하고 있으며 이미 대규모 핵실험장을 폭파시켜 버렸다. 사실 (폐기한) 실험장은 4곳이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북한에서 엄청난 성공을 이뤄냈다. 여러분들에게 마지막으로 말한 이후에도 큰 진전이 있었다”면서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과 그리고 함께 일하고 있는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은 환상적”이라며 현재 대북협상 진행과정에 대해 만족감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록에서 주목을 끄는 대목은 ‘전면적 비핵화’라는 용어와 ‘4곳의 핵실험장 폐기’ 등이다.

전면적 비핵화라는 용어를 사용한 것은 CVID와 구분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당초 북한 비핵화에 대해 C(Complete:완전하고) V(Verifiable:검증가능하며) I(Irreversible:되돌릴 수 없는) D(Denuclearization:비핵화)라는 원칙을 세웠다. 그런데 지난 북미정상회담 합의문에는 ‘Complete Denuclearization’라고 표기, V와 I가 빠졌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흔들림없는 완전한 비핵화라는 용어에 포함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미국 언론에서는 '후퇴한 협상'이라는 비판이 적지 않았다.

‘4곳의 핵실험장 폐기’는 북미정상회담 전 이뤄졌던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를 지칭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풍계리 핵실험장에는 총 4개의 갱도가 있었으며, 1번 갱도는 방사능 오염으로 이미 사용하지 않는 상태였다. 지난달 24일 폭파로 2~4번 갱도가 폐기됐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풍계리 외에 다른 핵실험장을 언급했을 가능성도 있다. 전문가들은 북미 정상 간 합의문에는 담지 않은 비핵화 일정이나 내용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미사일 실험장을 폐기하기로 약속했다”고 했는데, 이는 합의문에 없는 내용이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