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자유한국당이 중앙당사를 서울 여의도 한양빌딩(사진 왼쪽)에서 다음 달 중 영등포구 우성빌딩(사진 오른쪽)으로 이전하기로 확정했다.  <뉴시스>

[시사위크=최영훈 기자] 자유한국당이 11년만에 여의도 당사시대를 접고 영등포 시대를 연다. 지난 2007년 한나라당 시절 마련한 서울 여의도 한양빌딩에서 영등포 우성빌딩으로 이사하는 것이다. 한국당이 지난해 초 인명진 전 비상대책위원장 체제 당시 여의도에서 벗어나는 형태로 당사 이전을 추진한 이후 1여년 만에 떠나는 셈이다.

한국당은 그동안 한양빌딩 6개 층을 임대해 당사로 사용했다. 한국당은 지난 2016년 4·13 총선부터 지난해 5·9 대선과 올해 6·13 지방선거에서 연이어 패배하며 당세가 기울면서 임대료 부담이 늘어나 당사 이전을 하게 됐다. 새로 이전하는 영등포 당사 임대료는 2,000여만원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현재 당사는 2~6층과 7층 일부를 임대해 매월 1억원을 냈지만, 이사하는 빌딩은 2개 층만 임대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2007년 입주 당시 한양빌딩 2~6층과 8·10·11층을 임차해 사용했지만, 1년만인 2008년부터 높은 임대비용 등을 이유로 8·10·11층에서 철수하고 7층 일부만 사용했다.

반면, 한국당을 제외한 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대한애국당·민중당 등 주요 원내 정당은 여의도에 당사를 두고 있다. 따라서 한국당 홀로 여의도를 떠나게 되는 셈이다. 여기에 이사가는 영등포 당사가 국회의사당 본청에서 약 1.6km 떨어져 있어 도보로 30여분 가량 걸려 타 정당에 비해 국회 접근성이 다소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에 대해 한국당 관계자는 22일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총무 쪽에서 임대료나 접근성 등을 고려해서 영등포 쪽으로 당사 이전하는 것을 제안한 게 아닌가 싶다”라고 밝혔다.

한국당은 지난 2004년 불법 대선자금을 받은 사실이 검찰 수사에서 밝혀진 뒤 대국민 사과 차원에서 여의도 당사 매각을 발표하며 ‘천막 당사’로 이전했고, 이어 같은 해 강서구 염창동 당사로 옮겨간 바 있다. 한국당은 염창동 당사에서 3여년만에 여의도로 다시 옮겼다. 이전 이유는 국회와의 거리가 멀어 언론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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