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 패배 책임을 지고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물러나자 ‘친박계’가 되살아나는 분위기다. 사진은 지난 21일 계파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난 의총 현장. <뉴시스>

[시사위크=최영훈 기자]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6·13 지방선거 패배 책임을 지고 물러난 뒤 ‘친박계’가 되살아나는 분위기다. 지난해 12월 당무감사로 친박계가 이른바 ‘물갈이’ 당해 사실상 폐족 수순에 접어든 지 반년만이다.

당시 홍준표 전 대표는 지방선거 승부수로 전체 당무감사 대상자 214명 가운데 친박 중진인 서청원·유기준 의원을 포함한 62명을 교체 대상으로 꼽았다. 여기에 지난해 12월 원내대표 선거에서 비박계 인사인 3선의 김성태 의원이 원내대표로 당선됐고 친박계 대표 인사인 최경환·이우현 의원까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구속되자 ‘친박’이라는 표현 자체도 당내에서 사라지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홍 전 대표가 지방선거 참패 책임을 지고 물러나자 친박계가 재차 당권 장악에 나설 분위기가 곳곳에서 감지된다. 친박계 좌장격인 8선의 서청원 의원이 지난 20일 친이·친박간 분쟁을 “역사에 기록될 비극적 도돌이표”라고 지적하며 탈당을 선언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자신들의 구심점이 사라진 데 대한 위기감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친박계 주자인 김진태 의원은 전날(21일) 의원총회에서 ‘친박 세력화’ 내용이 담긴 박성중 의원 휴대전화 메모가 언론에 공개된 것과 관련해 “당권을 잡아 상대편을 쳐낼 생각만 하고 있다”며 “김성태도 (복당파 모임에) 참석했으니 책임져야 한다”고 김 권한대행 사퇴를 주장했다. 여기에 일부 친박계 의원들도 지방선거 패배와 박 의원 휴대전화 메모 논란을 문제삼아 김 권한대행 사퇴를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 친박계의 반격

김성태 대표권한대행은 22일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계파갈등이 다시 불거진 데 대해 “친박 망령이 되살아나는 것 같아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전날(21일) 의원총회에서 계파갈등이 불거진 게 아니냐는 질문에 “친박 망령이 되살아난 것 같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계파갈등 수습 방안에 대해 “당대표 권한대행으로서 부여된 소임과 사명감을 갖고 반드시 한국당이 다시 건강하게 거듭 태어나기 위해선 강도 높은 쇄신과 변화 만이 정답”이라며 “어느 누구도 혁신비상대책위원회를 피해가려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반면, 친박계 의원들은 거듭 김 권한대행 사퇴를 촉구했다. 김진태 의원은 22일 입장문을 내고 김 권한대행이 ‘친박 망령이 되살아난 것 같다’고 발언한 것을 두고 “김 원내대표는 있지도 않은 친박에 기대 정치생명을 연명할 생각하지 말고 쿨하게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당내 친박그룹이 참여한 심재철 의원 주최 ‘보수그라운드 제로’ 토론회에서도 김 권한대행과 비박계 좌장격인 김무성 의원 사퇴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22일 한국당 강남갑 당협위원장을 지냈던 김진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은 토론회에서 “앞으로 비대위원장과 당 대표 선출에서 중도파가 당을 이끌어야 한다”라며 김 권한대행 사퇴와 김무성 의원 탈당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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