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안타 1위를 달리고 있는 김현수의 가치는 희생플라이를 통해서도 확인된다. <뉴시스>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야구는 보통의 스포츠에 비해 규칙이 복잡한 편이다. 타자가 출루해 홈베이스로 돌아오면 1득점이라는 점은 간단하지만, 출루 및 진루를 할 수 있는 방법이 무척 다양하다.

희생플라이는 이처럼 복잡한 야구 규칙을 대표한다. 우선, 무사 혹은 1아웃 상황에서 주자가 3루에 있어야 한다. 이때 타자가 공을 멀리 외야로 띄우면, 외야수가 잡는다 해도 3루 주자가 ‘태그 업’을 통해 득점할 수 있다. 이를 일반적인 희생플라이라 한다. 다만, 상황에 따라 ‘내야 희생플라이’나 ‘희생플라이 2타점’ 등 나오는 경우도 있다.

물론 주자가 3루에 있는 절호의 득점 찬스에서 가장 바람직한 것은 안타 또는 홈런이다. 하지만 희생플라이 역시 꽤나 어려운 일이다. 일단 주자가 3루에 있으면 투수는 더욱 까다로운 공을 던지기 마련이다. 공이 배트에 맞더라도 최소한 땅볼을 유도하기 위해 노력한다. 또한 타구가 너무 짧게 날아갈 경우, 3루 주자의 태그 업이 어려워진다.

따라서 희생플라이는 타자의 타격 능력을 보여주는 또 다른 지표라 할 수 있다. 특히 결정적인 순간, 희생플라이가 경기의 승패를 가르는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에 타자의 결정력을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된다.

올 시즌 반환점을 돈 가운데, 희생플라이 1위는 LG 트윈스의 김현수다. 78경기에 모두 출전한 김현수는 현재까지 9개의 희생플라이를 기록하고 있다. 2위 그룹이 6개 수준이니, 꽤나 돋보인다.

김현수의 희생플라이는 과거 기록들과 비교해 봐도 상당히 눈에 띄는 수치다. 지난 시즌 희생플라이 1위는 삼성 라이온즈의 구자욱으로, 10개를 기록한 바 있다. 2016년엔 두산 베어스의 김재호가 13개, 2015년엔 당시 삼성 라이온즈의 야마이코 나바로가 9개로 1위를 기록했다. 시즌 절반 만에 한 시즌 최고기록 수준에 이른 셈이다.

역대 한 시즌 최다 희생플라이 기록은 1998년 당시 OB 베어스 소속이었던 김동주가 갖고 있다. 한 시즌 16개의 희생플라이를 기록했다. 김현수가 지금의 페이스를 유지할 경우, 충분히 넘어설 수 있는 숫자다.

물론 희생플라이는 선수 홀로 만들어낼 수 있는 기록이 아닌 만큼, 예측이나 전망이 쉽지 않다. 지금까지 9개를 기록한 김현수가 한 개도 추가하지 못할 수도 있는 것이 희생플라이다.

어쨌든 올 시즌 신기록을 향해가고 있는 김현수의 희생플라이는 안타 못지않게 그의 가치를 증명하는 또 하나의 기록이다. 김현수의 타격 능력과 결정력을 엿볼 수 있게 해주고, 특히 김현수의 노련함이 한층 깊어졌음을 보여준다.

김현수는 과연 희생플라이로 새로운 기록을 남길 수 있을까. 그의 배트에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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