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의 빈소에 박근혜 전 대통령의 이름이 적힌 조화는 보이지 않는다. 3년 전 JP의 부인이자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촌언니 박영옥 여사의 빈소 풍경과는 사뭇 다르다. <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은 수감 중인 서울구치소에서 고독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면회는커녕 변호인 접견도 거부하고 있다. 독방에 TV가 비치돼 있지만 일절 켜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외부와 철저하게 단절된 상태다. 때문일까. 김종필(JP) 전 국무총리의 빈소에 그의 이름이 적힌 조화는 보이지 않는다.

일각에선 두 사람의 애증관계로 풀이했다. JP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로, 박근혜 전 대통령에겐 사촌 형부다. 박정희 정권에서 국무총리를 지내며 2인자의 삶을 살았으나, 반대로 경계의 대상이었다. 쿠데타로 세워진 정권의 한계였다. 관계가 틀어진 결정적 계기는 JP가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를 선출하는 경선에서 당시 이명박(MB) 후보를 지지한 것이다. MB는 수감 중에도 빈소에 조화를 보냈다.

이후 2013년 대선 과정에서 관계 개선이 엿보였다. JP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지를 표명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5년 2월 JP의 부인 박영옥 여사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기도 했다. 두 사람은 손을 맞잡고 서로 위로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앙금은 남았다. 2016년 11월에 보도된 JP의 시사저널 인터뷰가 이를 증명했다.

JP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의지하고 도와줄 사람은 나밖에 없을 텐데 전혀 자문을 구한 적 없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국정농단 사태로 퇴진 압박을 받는 것에 대해 “죽어도 안한다. 그 고집 꺾을 사람이 없다”며 고집쟁이로 표현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JP의 빈소에 조문을 갈 가능성은 희박하다. 법원에 구속집행 정지를 신청하는 방법이 있지만, 항소심 재판마저 거부하는 상황에서 신청이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많다. 그의 남동생인 박지만 EG회장이 지난 24일 부인 서향희 변호사와 함께 빈소를 다녀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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