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김민우 기자] 김관영 바른미래당 의원(재선·전북 군산시)이 25일 바른미래당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됐다. 바른미래당을 제외한 3개의 교섭단체 원내대표가 모두 3선인 가운데 김 신임 원내대표가 눈 앞의 과제인 후반기 국회 원구성 협상에서 얼마나 활약할 것인지 정치권의 이목이 쏠린다.

바른미래당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원내대표 선거를 실시했다. 총 30명 중 민주평화당에서 활동 중인 비례대표 3인방(박주현·이상돈·장정숙)과 박선숙 의원 등 4명을 제외한 26명이 참여했으며, 김 원내대표는 과반을 얻어 경쟁상대인 이언주 의원을 앞서고 당선됐다.

김 원내대표는 후반기 국회 원구성 협상을 제1과제로 안게 된다. 선거 참패 뒤 정계개편 국면에서 당의 중심을 잡고, 당내 정체성 혼란 속 화합과 결속을 도모하는 역할도 수행해야 한다.

다행히 김 원내대표는 국민의당 시절 원내수석부대표를 맡아 거대 양당 체제 속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낸 바 있다. 이같은 경험이 이번 당선에서도 크게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김 원내대표를 바라보는 여야의 시선도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국민의당 시절 원내대표였던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앞서 김 원내대표에 대해 "호남의 아들로 키우고 국민의당의 아들로 키우려고 했다"고 아쉬움을 나타냈으며, 지난해 대선 패배 이후 국민의당이 위기에 처했을 때는 민주당의 영입 리스트에 올랐다는 후문도 들린다.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축하의 말과 함께 "김 원내대표는 출마선언을 통해 민생 해결을 최우선으로 하는 '생산적 국회'를 약속했다"라며 "이제 국회정상화의 시동이 걸렸다"라고 기대했다.

김성원 자유한국당 원내대변인도 "김 원내대표의 당선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라며 "앞으로 상생과 협치의 국회, 민생경제를 살리는 국회를 만드는데 큰 역할을 해줄 것도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다만 이러한 기대감과 달리 현실적인 문제도 분명히 존재한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바른미래당은 2년 전 상반기 국회 시절 '캐스팅보트'로서의 존재감이 뚜렷하던 국민의당과는 상황이 다르다. 의석도 줄었는데다 제4 원내교섭단체인 '평화와정의'라는 경쟁상대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민주당과 평화당, 정의당 등 소위 '범여권'이 합치면 과반이 넘는 가운데서 '바른미래당 패싱'이 일어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처럼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김 원내대표가 국민의당이 거뒀던 '국회 부의장'과 '상임위원장 2석'을 확보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김 원내대표는 이에 대해 "바른미래당이 고유한 캐스팅보트 역할을 갖지 못하게 된 것은 맞다"라면서도 "특히 3당을 무시하고 4당과 연대해서 의안을 처리하려는 점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여당, 때로는 야당과 긴밀하게 협조하면서 일을 풀어내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평화당에서도 국회 부의장과 상임위원장 2개를 노린다는 것에 대해서는 "원구성 협상에서 가장 기본적인 것은 상식에 근거한다는 것"이라며 "1~3당이 의장과 부의장을, 상임위원장은 의석수로 배분한다는 원칙과 국회 관행이 있다"라고 양보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김 원내대표가 외적으로는 원구성 과정에서 협상력을 발휘해야 한다면, 내적으로는 6·13 지방선거 패배 이후 당내 정체성 혼란 속 화합과 결속을 도모하는 역할도 수행해야 한다. 바른미래당의 두 축인 안철수-유승민 전 대표가 일선에서 물러나며 새로운 리더십을 세우는 것도 과제다.

김 원내대표는 "많은 국민들께서 핵심기능한 두 대표가 정치 일선에서 잠시 물러났기에, 과연 우리 당이 제대로 될까. 구심점이 없기에 또 헤쳐지지는 않을까 걱정하는 것도 사실"이라며 "오히려 두 분이 잠시 당의 경영에서 물러남으로써 화합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고, 두 분이 뒤에서 돕는다면 국민께 새로운 모습 보여줄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바른미래당은 조만간 원내수석부대표를 포함해 원내부대표를 10명 이내로 임명하는 등 원내지도부의 새 진용도 짤 것으로 보인다. 정책위의장은 김동철 비상대책위원장 등과 상의해 결정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