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만났던 폼페이오 장관<조선중앙TV 캡쳐>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합의문 이행이 속도를 내고 있다. 북측은 미군 유해 송환절차를 시작했고, 미국 측은 한미연합훈련 유예를 결정했다. 이르면 이번 주 내 미국 최고위급 인사가 북한을 방문해 비핵화 로드맵을 구체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주한미군에 따르면, 24일 미군 유해를 운반할 운구함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거쳐 북한에 전달됐다. 오산 공군기지에는 운구용 금속관이 준비돼 있는 상태다. 북측에서 유해가 넘어오는대로 분류작업을 거쳐 미국 하와이로 보내질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SNS를 통해 “미군 유해 200구를 돌려받기로 했다”고 밝힌 지 이틀 만의 일이다.

유해송환을 계기로 미 고위급 인사가 북한을 방문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북미정상회담에 앞서 북측은 3명의 미국 억류자를 석방했는데,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방북과 동시에 이뤄져 극적효과를 누렸던 바 있다. 따라서 이번 유해 반환과정에서도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관심은 북한 비핵화 협상으로 모아진다. 미군 유해 반환이 북미 합의문 이행차원인 만큼, 자연스럽게 비핵화 논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비핵화의 구체적 이행내용으로 “김정은 위원장이 미사일 엔진 시험장을 폐기하기로 했다”고 했지만, 현재까지 북한의 공식적인 발표나 움직임은 없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25일(현지시각) CNN과의 인터뷰에 나선 폼페이오 장관은 “비핵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여부를 신속히 확인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며 “북미 정상이 합의했던 결과를 내놓지 못할 것으로 판명되면 현재 이뤄진 조치들을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북미 양국 사이에 40년간 긴장 관계가 이어졌으며 현재 시점에서 구체적인 로드맵을 기대하기에는 너무 이르다”며 “김정은이 비핵화할 준비가 됐다는 점을 성명들을 통해 명백하게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도전 과제들은 항상 있을 것이고 할 일이 있겠지만 이 모든 일은 두 명의 북미 고위 지도자의 헌신이 없었다면 일어날 수 없었던 일”이라고 덧붙였다.

‘비핵화 시간표를 북측에 제시할 것’이라는 로이터 통신의 보도내용은 부인했다. 앞서 24일(현지시각) 로이터 통신은 “시간표는 북한의 이행 수준을 확인하고 선의로 움직이는지 여부를 빠르게 알게 될 것”이라는 미국 고위 관리의 발언을 인용해 이 같이 보도했었다. 이에 대해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과의 협상과정에 시간표를 설정할 계획이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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