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이 남북경협 콘퍼런스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청와대가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의 남북경협위원장 임명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 부인했다. 지금은 남북경협을 논할 단계가 아니기 때문에 남북경협위원회 논의 자체가 없었다는 게 청와대의 해명이다.

26일 취재진과 만난 청와대 관계자는 “지금 우리 정부가 남북경협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수 없는 단계라는 점을 잘 알지 않느냐”며 “경협위원회 설치 자체가 시기상조인데, 거기에 어떤 인사가 내정됐다는 것이 맞지 않는 게 팩트”라고 밝혔다. 박용만 회장도 남북경협위원장 내정설에 대해 “처음 들어본 얘기”라고 말했다.

다만 남북경협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경우 박용만 회장이 중추역할을 할 것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대외경제협력 분야에서 전경련을 대체한 게 대한상의와 박 회장이기 때문이다. 4.27 남북정상회담 만찬에 경제인으로 유일하게 참가한 인사도 박 회장이다. 청와대의 해명 역시 ‘시기상조’라는 취지였지 박 회장이 적당한 인물이 아니라는 의미는 아니었다.

남북경협에 대한 박 회장의 의지도 분명했다. 이날 상의회관에서 열린 ‘남북경협 콘퍼런스’ 인사말에 나선 박 회장은 “남북 민관협의체를 통해 기업제도 등 이질적인 경제기반을 통일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개방 초기단계에는 시장의 혼란과 당국의 이해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데 민관협의체를 통해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게 박 회장의 생각이다.

아울러 같은 민족과 언어를 가지고 있다는 강점을 살려, 잠재적 경쟁자인 중국과 일본에 우위를 점해야 한다는 복안도 밝혔다. 박 회장은 다만 “일부에서 다소 성급하게 접근하는 경향이 있다”며 “기대를 현실화하려는 방향성은 동의하나 충분한 정보와 판단 없이 경쟁적으로 뛰어드는 것이 옳은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앞으로 남북경협 과정에서 자신의 역할에 대해서는 “사전적으로 검토하고 연구하는 차분한 마인드가 중요하다”며 “대한상의가 할 수 있는 역할을 하겠다”고 원론적인 입장을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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