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소미연 기자] “분명히 말하지만 사실이 아니다. 선거가 끝나면 책임을 묻겠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당선인은 선거 과정에서 수차례 법적 대응을 예고해왔다. 배우 김부선 씨와 스캔들이 제기된데 대한 부인이자 반박이었다. 변호사로서 딸 양육비를 고민하는 고객의 법률자문 과정에서 만났을 뿐 사적 만남이 없었다는 게 당시 이재명 당선인의 주장이다. 주진우 기자로 추정되는 남성과 김부선 씨의 사건 관련 통화 녹음 파일이 공개됐을 때도 “정치공작 같다”고 말했던 그다.
◇ 김부선과 옥수동 밀회 부인… 추가 고발 가능성도
선거가 끝났다. ‘이재명 선대위 가짜뉴스대책단’이 스캔들 대상인 김부선 씨와 두 사람의 이른바 ‘옥수동 밀회’를 주장한 김영환 전 바른미래당 경기지사 후보를 서울동부지검에 고발했다.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로 처벌해달라는 것이다. 문제를 삼은 부분은 김부선 씨가 ‘비가 오는 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결식 가던 길에 이재명 당선인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고 밝힌 점이다. 여기에 김영환 전 의원은 김부선 씨가 이재명 당선인의 전화를 받은 뒤 서울 옥수동 자택으로 돌아갔고, 그곳에서 두 사람이 밀회를 나눴다고 덧붙였다.
대책단은 허위 사실이라고 못 박았다. 근거는 이재명 당선인의 ‘알리바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한 2009년 5월23일부터 영결식이 열린 29일까지 서울에서 비가 온 날은 23일 뿐이다. 이날 이재명 당선인은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로 조문을 다녀왔다. 다음날부터 29일까지 경기 성남시 분당구의 분향소를 지켰다. 반대로 김부선 씨는 23일과 24일 제주도 우도에 있었다. 실제 대책단은 김부선 씨가 당시 우도 올레에서 찍은 사진을 증거로 제시했다.
김부선 씨는 즉각 반발했다. 자신은 날짜를 특정한 적이 없을 뿐 아니라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하는 정신적인 추모 행위 일체를 영결식이라 이해하고 관련 행사에 수시로 참여했다”는 것. 그는 이재명 당선인 측의 고발 소식이 전해진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날짜를 헷갈렸다고 있었던 사실이 없어지지는 않는다”면서 “관련된 자세한 내용을 경찰조사를 통해 밝히겠다”고 밝혔다. 같은 날 김영환 전 후보는 “두 사람의 주장이 상반되므로 직접 고소를 통해 대질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내놨다.
하지만 이재명 당선인이 직접 고소인으로 나설 가능성은 적다. 이번 고발건 또한 전면에 나서지 않는다. 대신 “수사에는 협조할 것”이라는 게 대책단의 설명이다. 이는 본인의 피해보다 선거의 공정성 훼손에 방점을 찍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선거 공약들을 실천하는 게 우선시 돼야 한다는 도민들의 목소리도 반영된 결과다. 아울러 대책단 공동단장을 맡고 있는 백종덕 변호사는 “친고죄나 반의사불벌죄가 아니기 때문에 법적으로 큰 차이는 없다”고 강조했다. 수사가 진행되면 고소나 고발의 절차는 비슷하다는 얘기다.
파문은 확산될 전망이다. 이재명 당선인 측은 향후 추가 고발 조치 가능성을 열어 놨다. 현재 검토되고 있는 것은 스캔들 중재에 나선 것으로 알려진 주진우 기자에게 김부선 씨가 먼저 전화를 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다. 이재명 당선인은 주진우 기자와 김부선 씨 사이의 사과문 대필 의혹에 “모르는 일”이라는 입장이다. 이와 함께 가짜뉴스에 대서도 고발을 검토 중이다. 백종덕 변호사는 스캔들 외에 지난 10여 년 동안 발생한 의혹들에 대해 “전체적으로 사실관계를 증명하고, 증거자료를 구비하는 과정에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