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경남도지사 재직 시절에 채무제로를 기념하기 위해 심었던 나무가 폐기처분됐다. 벌써 세 번째다. 경남도는 나무를 다시 심지 않았다. <채널A 방송화면 캡처>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힘없이 뽑혔다. 말라 죽은 나무라 제거 작업이 수월했다. 여기에 나무를 다시 심지는 않았다. 처음부터 토양조건이 나빴다. 조형물(낙도의 탑) 앞이라 미관에도 맞지 않았다. 이제 나무는 없고 표지석만 남았다. 표지석에는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경남도지사 재직 시절인 2016년 6월, 채무제로를 기념하기 위해 심은 나무였던 것이다.

경남도는 27일 굴착기와 인부를 동원해 해당 나무를 폐기처분하면서 “고사한 나무를 계속 두는 것이 보기에 좋지 않아 뽑기로 했다. 표지석은 정치적 상징성을 고려해 그대로 두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시민단체가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허상에 불과한 채무제로의 표지석도 없애야 한다”며 철거를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홍준표 나무’로 불린 채무제로 기념식수는 그간 부침을 많이 겪어왔다. 홍준표 전 대표가 취임 3년6월 만에 1조3,400억원의 경남도 빚을 모두 갚았다며 체무제로 선포식을 열자 당시 야권과 시민단체들은 ‘엉터리 업적’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홍준표 전 대표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미래세대에 빛이 아닌 희망을 물려준다”는 의미로 사과나무를 심으며 업적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나무는 얼마 못가 말라 죽었다. 기후와 토양이 맞지 않은 탓이다. 이후 생존율이 높은 주목으로 교체했으나 그마저도 상태가 좋지 않았다. 27일 뽑힌 나무가 세 번째 심은 나무였다. 조경전문가는 지난 25일 나무의 소생이 불가능하다는 최종 판단을 내렸다. 홍준표 전 대표는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한편, 홍준표 전 대표는 내달 중순 미국으로 출국할 계획이다. 현지 대학에서 연수할 것으로 전해졌다. 귀국 시점은 명확하지 않다. 당분간 정계 복귀를 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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