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남북경협 컨퍼런스'에서 이석기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김정은 시대 북한의 경제관리체계 개편과 남북경협에 대한 시사점'을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김민우 기자]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 이후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 남북 도로·철도협력 등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하지만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유지되고 있으며, 북한의 운송과 에너지 인프라 재건에 약 71조원이 소요될 것이란 분석이 제기되면서 대내외적으로 난관이 예상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8일 발간한 'KDI북한경제리뷰'에 따르면, 정형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선임연구위원은 "개성공단 사업의 재개를 비롯해 한반도 신경제 구상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앞서 언급한 유엔안보리와 미국의 대북제재 해제가 전제되어야 한다"라며 "이것이 해제되지 않는 한 남북경협 추진은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개성공단 사업은 북한 노동자의 신규 취업허가와 북한과의 합작사업 설립, 유지, 운영을 금지시킨 유엔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안 2375호에 저촉된다"라며 "금강산 관광 역시 관광의 대가로 대규모 현금이 북측에 전달되어야 하므로 이 역시 유엔안보리와 미국의 제재 대상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조치 이전에는 대북제재를 해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핵이 더 이상 문제되지 않을 때 제재를 그만둘 것"이라며 "추가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매우 크고 강력한 300개의 제재를 준비했다"라고 밝힌 바 있다.

또한 북한의 운송과 에너지 인프라 재건에 수십 조원이 소요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대북지원에 대해 부정적인 국내 여론에 부딪칠 가능성도 있다. 과거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추진한 햇볕정책 및 대북지원에 반발하는 분위기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CNBC에 따르면 씨티그룹은 북한의 철도, 도로, 공항, 항만, 발전소 등 운송·에너지 인프라를 재건하기 위해 장기적으로 약 631억 달러(약 71조원)가 필요할 것으로 추정했다.

28개 철도 프로젝트에 241억 달러, 33개 도로 사업에 228억 달러, 16개 발전소 건설에 100억 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분석했으며, 인프라 재건 사업을 시행하기 위해 즉시 필요한 비용은 116억 달러가 들 것으로 추산했다.

다만 북한의 경제 개방은 지정학적 리스크를 줄이고 북한을 비롯한 주변국 기업들의 장기적인 수익도 개선해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도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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