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JTBC <뉴스룸>에서 손석희 앵커가 고 장자연씨 소속사 동료였던 A씨와 당시 상황에 대해 인터뷰를 하고 있다. <JTBC 방송 캡처>

[시사위크=조나리 기자] 고(故) 장자연의 소속사 동료 배우가 사건 9년 만에 입을 열었다. 그는 “어린 나이였음에도 (당시) 검찰이 가해자들 말을 믿고 있는 것 같다고 느꼈다”면서 “언니의 억울함을 밝히기 위해 앞으로도 조사에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시 사건 목격자였던 A씨는 지난 28일 JTBC <뉴스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과거 검찰 조사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A씨는 장씨와 함께 소속사 대표로부터 여러 차례 술자리 접대를 강요받았다고 말했다. 또한 소속사 대표의 폭력적인 성향도 직접 봐왔다고 언급했다.

A씨는 조선일보 기자 출신으로 정계 진출을 시도하던 B씨에 대한 기억도 상세히 밝혔다. A씨는 “탁자 위에 있던 언니를 끌어당겨 무릎에 앉히고 성추행을 했다”면서 “이런 일을 직접 본 것은 처음이었다”고 설명했다.

A씨는 결국 눈물을 보이며 “검찰이 가해자로 지목된 B씨를 오히려 믿고 있어서 이상하다고 판단을 했다”면서 “저도 충격이 컸고 언니와 저만 있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말을 맞추면 (진실규명이)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 수사에서 여러 차례 증언했으나 묵살 당했다고 주장했다. 2009년 당시 검찰은 장씨의 성접대 강요 의혹에 대해 17명을 수사했으나 대다수 무혐의 처분했다. 이후 A씨는 정신과 치료를 반복하다 배우 일을 관두고 한국을 떠났다.

A씨는 “연예계 일을 하고 싶었지만, 그 회사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또 제가 증언을 했다는 이유로 드라마나 영화에서 퇴출이 됐다”면서 “언니의 억울함을 풀어주지 못했다는 것이 죄책감처럼 다가왔고, 있는 그대로 말했을 뿐인데 (검찰에서) 덮이는 것을 보고 두려움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2009년 3월 7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장씨는 소속사 대표에게 술접대를 강요받아왔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겼다. ‘장자연 리스트’로 불린 이 문건에는 유력 인사들의 이름이 담겨 있었고, 어머니 기일날까지 불려 다니며 성접대를 강요받았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소속사 대표와 매니저를 불구속 기소하는 데 그쳤다.

이 사건은 오는 8월 4일 공소시효 만료를 앞두고 있다. 재수사에 착수한 서울중앙지검은 한달 여 간의 수사를 통해 B씨를 강제추행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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