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이 6월19일~20일 이틀 동안 경기도 용문산 캠핑장에서 열린 비대위원-국회의원 워크숍에서 당 정체성 등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김민우 기자] 6·13 지방선거 참패 이후 바른미래당에서는 혁신을 위한 치열한 토론이 필요하다는 지적들이 제기되고 있다. 지도부와 소속 의원들 간 워크숍을 가지는 등 선거 패배의 후유증을 비교적 빨리 수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이같은 행보가 국민들에게 오히려 '웰빙정당'이라는 이미지로 비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이학재 바른미래당 의원은 29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이번 선거에서 한국당만 폭망한 것이 아니다"라며 "바른미래당은 언론과 여론에서 아무도 관심조차 갖지 않을 정도로 철저하게 외면당했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선거 이후에도 한국당은 어쨌든 당 전체에 위기의식이 가득 차고, 언론에서도 한국당이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예의주시하고 있다"라며 "바른미래당은 서글프게도 여전히 관심 밖이다. 선거가 끝난 뒤 당의 존재감이 더 악화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한국당은 비상대책위원회 등 혁신방향을 둘러싼 내홍이 극에 달하고 있다. 최근에는 '공천권' 문제가 갈등의 최대쟁점으로 부상하면서, 친박-비박 계파싸움에 '분당' 이야기까지 거론된다.

그럼에도 한국당의 지지율은 급락하기는커녕 횡보하거나 오르는 모습이다. 전날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발표한 정당 지지도에 따르면 한국당은 18.3%로 지난주 대비 1.6%p 올랐다. 6·13 지방선거 이후 2주째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반면 바른미래당은 5.3%로 지난주보다 0.2%p 오르는 데 그쳤다. 이는 6석의 정의당이 같은 기간 2.1%p 올라 10.1%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미비한 수준인 셈이다. <조사기간 6월25~27일. 조사대상 전국 유권자 1,501명.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2.5%p. 응답률은 4.9%. 기타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의원은 "잘 될지 불확실하고 현재 진통을 겪고는 있지만 한국당은 중앙당을 해체하는 수준의 고강도 구조조정을 예고하고 있다"라며 "하지만 한국당보다 더 절실하고 국회의원 수도 1/3밖에 안 되는 바른미래당이라면 마음만 먹으면 한국당 이상의 정당개혁을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앞서 당내에서도 바른미래당이 '웰빙정당'으로 인식된다는 지적들이 제기된 바 있다.

하태경 의원은 지난 26일 지방선거 평가와 과제 토론회에서 "저희 당이 치고 나가는 것이 없고, 어떻게 보면 한국당보다 웰빙정당 이런 이미지 아니었나"라고 했으며, 이성권 전 부산시장 후보도 "안철수 전 서울시장 후보가 선거 패배 후에 외국으로 가는 것을 놓고 유권자들은 자신들과 동떨어진 세상에 산다는 이미지를 갖는다. 웰빙정당 이미지를 형성하는데 기여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여론을 의식했는지, 바른미래당 지도부는 이날 보좌진과 당직자들과 지방선거 평가 간담회를 열고 이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현장 및 실무 등을 책임진 이들로부터 후보자와는 다른 시각에서 선거결과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듣겠다는 취지다.

김동철 비대위원장은모두발언에서 "직접 현장에서의 뛰면서 느꼈던 것들을 듣기 위해 자리를 만들었다"라며 "지방선거 패배와 우리 당이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해 기탄없이 말해주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간담회에서 '생생한' 목소리가 나왔을지는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바른미래당 관계자는 "한국사회에서 자기가 모시는 어른 앞에서 뼈아픈 말을 하기는 힘들지 않겠나"라며 "결국 현역 의원들이나 적어도 책임과 권한이 있는 인사가 전면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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