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전대립자에서 동북아균형자로’ 주한미군 역할 전환점

경기도 평택 캠프 험프리스에 마련된 주한미군사령부 <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주한미군이 29일 서울 용산 주둔지를 떠나 경기도 평택에 마련된 캠프 험프리스로 사령부를 옮겼다. 1945년 미 국동군사령관 1호 일반명령에 따라 용산에 주둔하기 시작한 지 73년 만의 일이며, 2003년 주한미군 통폐합 사업이 시작된 지 15년 만의 일이다.

주한미군 사령부는 이날 평택 캠프 험프리스에서 신청사 개관식을 열었다. 이 자리에는 빈센트 브룩 한미연합사령관을 비롯해 송영무 장관, 이상철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 등 300여명의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피로누적에 따른 감기몸살로 연가를 낸 문재인 대통령은 축사를 보내는 것으로 참석을 갈음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축사에서 “주한미군사령부는 한미동맹의 초석인 동시에 한미동맹의 미래”라며 “주한미군사령부의 ‘평택시대’ 개막을 통해, 한미동맹이 ‘군사적 동맹’과 ‘포괄적 동맹’을 뛰어넘어 ‘위대한 동맹’으로 발전하게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의 축사는 이상철 안보실 1차장이 대신해 읽었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사령부 이전과 함께 동북아 균형자로서의 주한미군 역할론을 강조했다. 송 장관은 “한반도와 동북아 정세는 냉전의 극렬한 대립에서 평화공존시대로 전환되고 있다”며 “새로운 임무는 한반도 평화는 물론 동북아 안정자로서 세계평화에 기여하는 역할"이라고 말했다.

주한미군이 처음 용산에 자리잡은 것은 1945년 9월이다. 한반도에 남아있던 일본군의 무장해제와 치안유지가 목적이었다. 소기의 목적을 마치고 1949년 철수했다가 1950년 6.25 전쟁이 발발하자 유엔군 자격으로 다시 투입됐다. 현 용산기지에 주한미군사령부가 정착한 것은 1957년이다.

주한미군의 평택 이전은 2003년 한국 양국정상의 합의에 따라 추진됐다. 사령부의 이전과 함께 전국에 산재한 주한미군 기지를 통폐합하는 의미도 있었다. 중대급 부대이전은 2013년 시작됐고, 한국전 참전 핵심인 미8군 사령부는 작년 7월 평택에 자리를 잡았다. 이날 미8군 등을 지휘하는 주한미군사령부까지 이전함으로써 평택이전 작업이 완전히 끝나게 됐다.

용산 주한미군 주둔지는 사령부 건물 이전 등 몇가지 절차를 거쳐 서울시민의 품으로 돌아오게 된다. 정부는 뉴욕 센트럴파크와 같은 시민공원으로 탈바꿈하는 방안을 추진할 예정이다. 용산기지 생태자연공원 조성은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사항이기도 하다.

민주당은 “100년 만에 국민의 품으로 돌아온 용산기지가 국민의 사랑을 받는 공원으로 조성될 수 있도록 최대한의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했고, 민주평화당은 “미군 재배치 완료 이후 국민의 품으로 돌아올 부지의 환경복원을 비롯한 후속조치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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