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지방선거 참패 이후 당 수습 차원에서 혁신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기로 했다. 사진은 3일 혁신 비대위 구성 준비위원회 3차 회의에 참석한 안상수(사진 오른쪽) 위원장과 박덕흠(사진 왼쪽) 위원이 대화하는 모습. <뉴시스>

[시사위크=최영훈 기자] 자유한국당이 지방선거 참패 이후 당 수습 차원에서 혁신비대위 꾸리기에 나섰으나 후보 찾기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이는 자천타천 거론되는 후보들이 한국당 비대위 참여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내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한국당 혁신비대위 구성 준비위원회는 3일 비대위원장 후보군 36명을 검토한 뒤 이번 주말까지 5~6명으로 압축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당 비대위 구성 준비위원회는 별도로 국민 공모제도 실시해 비대위원장과 비대위원 추천도 받기로 했다.

당이 추진하는 국민 공모제에 ▲경제 ▲외교·안보 ▲노동 ▲복지 ▲청년(20~30대) ▲교육(보육) ▲학부모 ▲여성 ▲언론 등 9개 분야로 나눠 지원할 수 있다. 모집은 이날부터 오는 8일까지 6일간 진행된다.

김성원 한국당 비대위 구성 준비위원회 대변인은 이날 회의 직후 브리핑에서 “당내 화합과 혁신을 이끄실 분, 문재인 정부의 경제실정에 대해서 잘 이끌 수 있는 분들을 폭넓게 보고 있고, (비대위원장 후보군 정리작업은) 준비위원들의 합의를 통해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민 공모제도 실시하고 있고 오는 5일 10시에 원외 당협위원장들의 의견을 청취할 계획”이라며 당내 의견 수렴 의지도 비췄다.

◇ 일부선 ‘비대위원장 제안’ 반발

한국당 혁신비대위 구성 준비위는 오는 17일까지 비대위원장 후보를 정리한 후 전국위원회 의결을 거쳐 임명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당 비대위 구성 준비위원회의 ‘분위기 띄우기’와 별개로 실제 비대위원장 영입 작업은 난항을 겪고 있다. 당 안팎에서 추천한 인사 가운데 언론에 공개된 비대위원장 후보들은 ‘보류’ 혹은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고 있다.

김병준 전 교수는 지난달 26일 “개인적인 입장에서는 제가 아니었으면 좋겠다는 심정은 있다. 누군가 다른 사람이 훌륭히 잘해줬으면 좋겠다는 심정”이라며 “(비대위원장 제의 수락 여부는) 지금 이야기 드릴 상황은 아니다. 그리고 실제로 앞으로 어떤 일이 있을지 모른다”라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역시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비대위원장 영입 제안에 부정적인 입장을 표시했다.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 측은 한국당의 비대위원장 제안에 불쾌함을 표시했다. 이 전 총재 측근은 3일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한국당에서 군불을 때는 모양인데 이 전 총재가 굉장히 언짢아 했다”라며 “한국당으로부터 연락도 없었지만, 그런 요청이 오더라도 비대위원장을 할 생각이 없다고 했다”고 했다.

이 같은 일부 비대위원장 후보군들의 반응은 2016년 4·13 총선 패배와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꾸려진 비대위의 실패 전례도 한 몫한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안상수 혁신비대위 구성 준비위원장은 3일 “국민 여러분들이 실망하지 않는 훌륭한 비대위원장과 비대위원들을 모시고 (당 혁신에) 나설 것을 다시한번 약속 드리고 (비대위 인사 영입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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