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에게 ‘덫을 놓은 사냥꾼’으로 지칭한데 대해 공식 사과했다. <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검찰은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를 ‘덫을 놓은 사냥꾼’으로 표현했다. 수행비서 김지은 씨에게 맥주나 담배 등을 자신이 있는 곳으로 가져오게 한 뒤 성폭력을 저지른데 대한 묘사였다. 안희정 전 지사는 검찰의 범죄 정황 설명을 들으면서 눈을 질끈 감았다. 별다른 항의는 없었다. 도리어 검찰 지휘부에서 ‘조금 지나치지 않느냐’는 목소리가 나왔다.

검찰은 신속하게 사과했다. 3일 입장문을 내고 전날 서울서부지검에서 열린 안희정 전 지사의 성폭력 사건 첫 공판에서 “오해의 소지가 있는 비법률적 용어를 사용해 관계자들에게 상처를 드렸다”며 고개를 숙였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이동열 지검장은 담당 검사에게 “보다 냉철하고 객관적인 자세로 재판에 임하라”는 취지의 당부를 전했다. 검찰이 검사의 발언에 대해 공식 사과한 것은 이례적이다.

앞서 안희정 전 지사는 자신의 혐의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피해를 호소한 김지은 씨와 성관계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위력을 행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검찰은 전형적인 권력형 성범죄로 주장하고 있다. 검찰에서 표현한 ‘덫을 놓은 사냥꾼’도 심리학자들이 권력형 성범죄자의 행위를 묘사할 때 사용하는 말이다. 이와 관련 연구논문이나 프로파일러 등의 전문가 의견을 증거로 제출해 이목을 끌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