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 참패 이후 잠행을 이어가는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의 8월 정계복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은 안 전 대표가 6월 27일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당직자들과의 오찬에 참석하는 모습. <뉴시스>

[시사위크=김민우 기자] 6·13 지방선거 참패 이후 잠행을 이어가는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8월 차기 당대표 선출대회를 계기로 다시 정치 일선에 나설지 여부를 놓고 정치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안 전 대표가 2016년 국민의당 창당 이후 당대표, 대선출마, 서울시장 출마 등 끊임없이 정치행보를 이어왔지만, 이번에는 '휴지기'를 가져야 한다는 당내 목소리가 높아 '8월 재기'는 어렵지 않겠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일단 안 전 대표는 4일 당 소속 의원들의 수요 정례 오찬 자리에 참석하려 했으나 의원들의 우려에 의사를 철회했다. 지방선거 패배에 대한 감사 인사라는 명목이라지만 결국 정치적 행보로 비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 것이다.

당 정례 오찬을 주관하는 오세정 의원은 언론과의 통화에서 "안 전 대표가 오찬에 참석하는 것을 우려했던 사람들은 참석이 정치 행보로 보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며 "(안 전 대표도) 아직 거취를 안 정한 상태에서 오찬에 참석하는 게 조심스럽다는 입장"이라고 불참 사유를 설명했다.

안 전 대표는 지난 2일 수요 정례 오찬 자리에 참석하고 싶다는 뜻을 오 의원에게 전했고, 오 의원은 이를 의원들이 참여하는 바이버 방에 올리자 찬성과 반대 여론에 부딪힌 것으로 알려졌다.

안 전 대표는 지난달 27일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열린 당직자들과의 오찬에서 윈스턴 처칠의 말을 인용, "실패해도 원래 그 일을 처음 시작했을 때 초심을 다시 생각해보고 그 일을 다시 계속하려는 용기가 중요한 것 아니겠나"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안 전 대표가 자신을 향한 '정계은퇴설'을 일축하는 동시에 정치행보 재개를 암시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하지만 조기복귀하기에 표면상 환경은 녹록지 않다. 당 외부에서는 안 전 대표의 정계은퇴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김관영 원내대표는 전날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안 전 대표의 8월 당대표 선거 출마에 대해 "당원이면 누구나 출마할 자격은 있고 당원이 거기에 대해 최종 판단할 것"이라면서도 "적어도 안 전 대표는 이번 선거에는 나오지 마시고, 상당기간 성찰의 시간 가져야 한다는 게 좀 더 많은 사람들의 뜻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상당기간 성찰의 시간'이라는 기간이 얼만큼인지를 놓고도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다만 지난해 안 전 대표가 5월 대선 패배 후 실시된 국민의당 8월 전당대회에 출마를 감행하면서 당내 반발에 직면했던 만큼 적어도 '8월 복귀'는 안 된다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이는 당내에서 안 전 대표의 '정계은퇴설'을 '2선 후퇴' 수준으로 완화하고 있는 움직임과도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이번 지방선거 패배에 대해 안 전 대표의 책임을 묻는 당내 목소리는 나와도, 차기 대권주자급 '당의 자산'이라는 점에서는 공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안 전 대표가 일단은 정치권에서 물러나 본인의 가치를 다시 회복한 다음 돌아와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김태일 전 국민의당 혁신위원장은 최근 토론회에서 "안 전 대표는 이번 선거에서 처절한 부활의 서사를 위한 제의에 바쳐진 제물이었다. 우리 모두가 써야 할 '부활의 서사'의 한 부분으로 안 전 후보를 자리매김해야 한다"라고 말했고, 공천 문제로 갈등을 빚었던 이준석 전 서울 노원병 당협위원장도 "안 전 대표는 정계은퇴가 아니라 더 큰 정치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안 전 대표가 8월 당대표 선출대회에 출마할 것이란 관측도 여전히 나오고 있다. 차기 당대표는 오는 2020년에 있을 21대 총선에서 공천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아 안 전 대표가 뒤에만 있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상돈 의원은 이날 t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장은 바른미래당의 당 대표로 부각되는 사람이 없는데 일각에서는 안 전 대표가 또 나오지 않겠느냐는 이야기도 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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