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의도와 달리 성폭력 사건에서 ‘여성이 행동거지를 조심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져 진땀을 빼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진땀을 빼고 있다. 자신의 실언 때문이다. 군내 성폭력 근절을 주제로 한 간담회에서 회식 문화 개선 사례를 설명하려다 오해를 샀다. 그는 “빨리 말하다보니 의도와 달라졌다”면서 “주어, 동사, 목적어, 보어를 정확히 말하지 못한 제 불찰이다”고 설명했다.

문제의 발언은 9일 서울 용산구 육군회관에서 열린 성고충전문상담관들과의 간담회에서 나왔다. 이 자리에서 송영무 장관은 “여성들이 행동거지라든가 말하는 것에 대해서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자신의 부인이 딸에게 “택시를 탈 때, 남자와 데이트를 할 때 교육을 구체적으로 시킨다”고 소개했다. 이는 성폭력 사건에서 여성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으로 해석될 만하다.

파문이 확산되자 송영무 장관은 즉각 사과했다. “부적절한 발언에 대해 국무위원 장관으로서 유감”을 표시했다. 하지만 오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이날 오후 늦게 국방부 기자실을 찾아 “이렇게 이야기하면 안 되는 사례를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당초 말하려던 의미는 현재 회식 승인 제도를 구상중인데, 여기에 여성의 행동거지를 말하는 규정이 들어가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알려진 것과 정반대다.

가족의 얘기를 꺼낸 것도 방점이 다르다. “딸 하나 키우는 부인이 노심초사하는 모습”을 말한 것. 송영무 장관은 두 딸 중 큰딸을 중학생일 때 잃은 사연이 있다. 그럼에도 그는 부인에게 “딸에게 믿음을 주라”면서 “우리 여성들이 더 신장해야 한다”고 말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뿐만 아니다. 송영무 장관은 “군내 여성 인력을 우대하고 많은 기회를 주고자 노력해왔다”고 피력했다.

앞서 국방부는 여군 비율을 2017년 5.5%에서 2022년 8.8%까지 늘린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또 국방부 본부의 과장급 이상 여성 관리자 임용비율도 11.5%에서 23%까지 높인다는 방침을 세웠다. 송영무 장관은 노력과 달리 오해를 빚게 돼 다소 억울한 표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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